가은산은 월악산국립공원 안에 있는 해발 575m의 풍광 좋은 산이다. 청풍호를 옆에 끼고 금수산과 옥순봉 사이에 있다. 멀리서는 그저 평범한 산으로 보이지만 직접 올라보면 주변 조망이 훌륭하고 기묘하게 생긴 바위들도 자주 만난다. 오래 걸어도 지루하지 않은 산이다.
오랜만에 트레커에 합류하여 가은산에 올랐다. 마른 장마가 계속되는 습도 높고 무더운 날이었다. 다행히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어 연신 흐르는 땀을 식혀 주었다. 산행 들머리는 옥순대교, 날머리는 상천리였다.
비가 오지 않아 청풍호가 바싹 말랐다. 이곳 사람 말로는 수위가 이렇게 낮아진 건 처음 본다고 했다. 옥순대교 아래 강바닥이 보일 정도로 물이 줄었다.
가은산 능선에서 보는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다. 시야가 뿌연 게 오히려 신비한 느낌을 더해준다. 옥순봉과 구담봉은 이쪽에서 보는 게 정면 모습이다.
초록의 수림 속에 섬처럼 앉은 절집, 천진선원.
이번 산행에는 트레커 12명이 참가했다. 새로 들어온 트레커가 여러 명이어서 분위기가 일신했다. 전의 오붓했던 산행이 더 나았는데, 그동안 홀로 산행을 즐기다보니 이런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적응이 잘 안 된다.
산길에서 만난 대표 소나무와 바위. 신기하게 생긴 이 바위는 물개바위라고 지도에 나와 있는데 생긴 모습으로는 물을 박차고 오르는 돌고래를 더 닮았다.
5백 미터급 산이지만 긴 능선을 오르락내리락하느라 1천 미터 되는 산을 오른 듯 힘이 들었다. 오랜만에 걸음다운 걸음을 했다. 이렇게 밖에 나올 때마다 느끼는 것, 열심히 몸을 움직여야지, 라는 결심이다.
안내판에 나온 노란색 선을 따라 옥순대교에서부터 상천주차장까지 걸었다. 상천리 주차장은 맞은편 금수산을 오르는 들머리이기도 하다.
* 산행시간; 6시간(10:00~16:00)
* 산행거리; 6.8km
* 산행경로; 옥순대교 - 새바위 입구 - 둥지봉 입구 - 삼거리 - 가은산 - 삼거리 - 곰바위 - 물개바위 - 상천리 주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