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이마에 싸늘한 달이 서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발걸음을 멈추어
살그머니 앳된 손을 잡으며
"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
아우의 설은 진정코 설은 대답이다.
슬며시 잡았던 손을 놓고
아우의 얼굴을 다시 들여다본다.
싸늘한 달이 붉은 이마에 젖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 아우의 인상화 / 윤동주
"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 동생의 설은 대답이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사람 꼴을 하고 있다고 다 사람이 아닐 것이다. 저 시대에도 그랬는데 요즘은 오죽할까. 염치를 모르는 인간들이 활개 치는 세상이 되었다. 영화 '동주'가 개봉되었다. 꼭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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