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이 누굴까, 궁금해 하며 유심히 보고 있는데 지나던 사람이 말을 붙인다. 들어보니 꽃에 관심이 많은 분이다. 내가 꽃을 바라보는 걸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은 것이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일면식이 없어도 꽃 이야기만으로 쉽게 가까워진다. 그러나 큰 카메라를 든 사람은 왠지 어렵고 경계심이 생긴다. 좋은 사진 찍으려는 욕심이 먼저 발동하기 때문이다.
그분이 이 꽃을 산박하라고 알려줬다. 친절하게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들어가 사진까지 보여주며 확인시켜 준다. 꽃은 작고 앙증맞다. 너무 작아 사진 찍기가 어려울 정도다. 가까이 다가가니 대부분이 핀트에서 빗나갔다. 그러나 작아도 갖출 건 다 갖추고 있다. 입술을 벌리고 활짝 웃는 모양새다. 작고 볼품없어 보여도 자세히 보면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다. 비단 꽃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