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뉴스를 검색하다가 깜짝 놀랄 사진을 보았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의 영부인들이 찍은 기념사진이다. 그런데 남성이 한 명 끼어 있다.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의 동성 연인이라고 한다.
베텔 총리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히고 2015년에 동성 연인과 결혼식을 올렸다고 한다. 당시 두 사람의 결혼은 유럽연합 국가 지도자 중 최초의 동성 결혼이어서 화제를 모았단다. 총리의 연인은 이날 영부인의 자격으로 당당히 사진을 찍었다.
서양 사람들 의식은 정말 대단하다. 우리와 비교하니 더욱 그렇다. 지난달 대선 토론회에서는 동성애를 찬성하느냐의 여부로 논란을 벌였다. 진보 성향의 후보조차 찬성한다고 밝힐 수 없었다. 아마 소신껏 말했다면 우수수 표가 떨어졌을지 모른다. 만약 자신이 동성애자라 했다면 어땠을까? 지지할 국민이 별로 없을 것이다.
작년인가 어느 거리를 지날 때 동성애 반대에 서명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거절하면서 나는 그런 입장에 찬성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랬더니 변태 보듯이 쳐다보는 것이었다. 아직도 그 중년 여인의 얼굴이 잊히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나와 다른 생각을 용인하는 마음이 너무 부족하다.
옳고 그름을 떠나 우리는 성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의 괴로움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마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 바른 사회다. 우리는 얼마나 지나야 이런 의식 수준에 도달할까? 나에게는 무척 아름다운 사진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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