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본느낌

지금 만나러 갑니다

샌. 2018. 6. 4. 11:23

본 지 두 달이 넘은 영화다. 그때의 느낌을 되살리기에는 시간이 꽤 흘렀다. 눈물을 훔치고 자주 미소를 지었는데, 감상을 바로 기록하지 않으면 놓치는 게 많다.

아무 사전 지식 없이 이 영화를 봤다. 보면서 참 일본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영화의 원작이 일본 소설이다. 일본에서도 영화로 만들었다 한다. 같은 원작의 두 영화를 비교한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

죽은 아내가 다시 돌아온다는 상황 설정이 거북했는데 이내 둘의 사랑 이야기에 빠져든다. 영화는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며 운명적이고 간절한 사랑을 보여준다. 끊어질 듯 말 듯 이어지던 둘의 관계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라는 결심으로 완성된다. 자신의 이른 죽음을 예견하면서도 그녀는 동화 같은 사랑을 택한다.

여자 주인공인 손예진은 무척 아름답고 배역에 잘 어울린다. 반면에 남자 주인공은 아쉬운 면이 있다. 연기를 떠나 너무 잘생긴 외모가 영화의 캐릭터와 맞지 않아 보인다. 투박하고 촌스러운 이미지가 오히려 낫지 않을까 싶다. 조연으로 나온 고창석 배우가 현실의 균형을 맞춰 준다.

나이가 들어선지 이런 멜로 영화가 좋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멀리 사라져간 내 청춘을 떠올리게 한다. 설익어 미숙했지만 풋풋하고 순수했다. 우리는 이별의 슬픔을 안고 산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지금 떠나 갑니다'와 연결되어 있다. 비 내리는 우울한 계절에 달콤한 사탕 같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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