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본느낌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샌. 2018. 5. 22. 11:48

출판사에서 교정과 교열 일을 보고 있는 김정선 씨의 바른 글쓰기를 위한 안내서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쓰는 어색한 표현들을 예시를 통해 보여주고,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고쳐준다. '내가 쓴 글, 내가 다듬는 법'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내가 글 쓰는 원칙은 '쉽고 솔직하게'이다. 꾸밈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진솔한 마음이 담기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글을 쓰다 보면 욕심이 생긴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내용만 아니라 표현도 자연스럽고 문법에 맞으면 더 좋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으니 스스로 터득해 나갈 수밖에 없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을 읽어보니 그동안 무심코 남발한 쓸데없는 단어가 많았다는 걸 알겠다. 그걸 없애니 문장이 한결 깔끔해진다. 앞으로 신경을 많이 써야겠다.

 

'적'

예> 사회적 현상 사회 현상

 

'의'

예> 음악 취향의 형성 시기 → 음악 취향이 형성되는 시기

 

'것'

예> 우리가 서로 알고 지낸 것은 어린 시절부터였 →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서로 알고 지냈

 

'들'

예> 모든 아이들이 손에 꽃들을 들고 부모들을 향해 뛰어갔다 → 모든 아이가 손에 꽃을 들고 부모를 향해 뛰어갔다

 

'있는'

예> 멸치는 바싹 말라 있는 상태였다 → 멸치는 바싹 마른 상태였다

      길 끝으로 작은 숲이 이어지고 있었다 → 길 끝으로 작은 숲이 이어졌다

 

'에게 있어'

예> 그에게 있어 가족은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이었다 → 그에게 가족은 목숨보다 더 중요했다

 

'있음에 틀림없다'

예> 그의 말은 일전에 언급한 내용과 관련이 있음에 틀림없다 → 그의 말은 자신이 일전에 언급한 내용과 관련이 있는 게 분명했다

 

'에 대해'

예> 그 문제에 대해 나도 책임이 있다 → 그 문제에 나도 책임이 있다

      성공에 대한 열망이 너무 커서 오히려 불안할 지경이다 → 성공하고자 하는 열망이 워낙 커서 오히려 불안할 지경이다

 

'들 중 하나'

예> 그녀는 전형적인 독일 여자들 중 한 사람이었다 → 그녀는 전형적인 독일 여자였다

 

'에'와 '를'

예> 자식이 명문대를 가는 게 꿈인 부모들 → 자식이 명문대에 가는 게 꿈인 부모들

 

'로부터'

예> 지난번의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었다 → 지난번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었다

 

'같은 경우'

예> 나 같은 경우에는 → 내 경우에는

 

'에 의한'

예> 실수에 의한 피해를 복구하다 → 실수로 빚어진 피해를 복구하다

 

'지다'

예> 잠겨진 차문 → 잠긴 차문, 잊혀지지 않는다 → 잊히지 않는다, 벌려진 틈으로 → 벌어진 틈으로, 이름이 불려질 때마다 → 이름이 불릴 때마다

 

'시켜'

예> 부모로서 자식을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한 점 반성합니다 → 부모로서 자식을 제대로 교육하지 못한 점 반성합니다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 →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해 줘

 

'하다'

예> 멋진 그림으로 장식을 했다 → 멋진 그림으로 장식했다

 

'는가'

예> 자신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가를 눈여겨보았다 → 자신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눈여겨 보았다

 

'었던'

예> 배웠던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복습이다 → 배운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복습이다

      내가 그 강좌를 들었던 것은 → 내가 그 강좌를 들은 건

      서울을 처음 방문했던 1990년 → 서울을 처음 방문한 1990년

 

우리말은 과거형을 현재형으로 쓰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 이 책에서 배운 제일 큰 소득이다. 과거에 일어난 일이라고 굳이 과거형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짧고 드라이하게 쓸 필요를 느낀다. 군더더기가 없어야겠다. 문장에도 색깔이 있고 질서가 있다. 서툴고 부주의한 문장은 읽는 사람만 아니라 쓰는 사람도 괴롭다. 잘못된 글쓰기 습관을 고칠 수 있도록 자극을 준 이 책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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