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남한산성 향나무

샌. 2010. 12. 16. 10:45


남한산성 수어장대 옆에 청량당(淸凉堂)이라는 작은 사당이 있다. 조선시대 때 장군 이회(李晦)와 그 부인의 넋을 기리는 사당이다. 인조 2년(1624)에 남한산성을 대대적으로 증축하게 된다. 이때 이회는 성 남동쪽의 가장 험한 구간을 맡았는데 기일 안에 완공을 하지 못하고 공사비도 과다하게 들어갔다. 이회는 감독을 부실하게 하고 공사비를 착복했다는 모함을 받고 서장대에서 참수형을 당했다. 서장대(西將臺)는 지금의 수어장대다. 공사비를 마련하러 나갔던 부인도 이 소식을 듣고는 한강을 건너오다가 투신 자살했다. 그러나 뒤에 이회의 죄없음이 밝혀지게 되는데 부부의 억울한 넋을 위로하고자 서장대 옆에 청량당이라는 사당을 세웠다고 한다.

 

이 청량당 앞에 수령이 400 년 가까이 된 향나무가 있다. 시기로 보아서 남한산성을 증축하던 당시에 심은 나무로 보인다. 오래된 나이보다도 담을 뚫고 나간 가지에 사람들은 신기해 한다. 담을 쌓을 때 구멍을 뚫고 나뭇가지가 방해를 받지 않도록 만들었다. 그런 마음씀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나무 높이는 4 m, 줄기 둘레는 1.8 m가 되는 향나무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이회의 전설과 함께 애틋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는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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