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13년 만에 예봉산에 가다

샌. 2022. 4. 4. 19:45

예봉산은 집에서 차로 20분이면 갈 수 있는데, 어쩌다 보니 다시 오르는 데 13년이 걸렸다. 왜 그렇게 잊어버렸는지 나도 모르겠다. 10년이 넘으니 예전에 걸었던 산길은 까마득히 멀어져 갔고, 주위를 둘러보지만 처음 찾아온 길인 것 같다.

 

와부제4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 들머리로 향했다. 날은 맑았지만 시야는 뿌옇게 흐렸다.

 

중턱을 넘었을 때 시야가 트인 곳이 나왔다. 밑에 팔당역과 팔당대교가 보이고, 강 건너편은 하남시다.

 

 

산 정상에는 강우 관측 레이더가 설치되어 있다. 산 아래와 관측소를 연결하는 궤도가 깔려 있어 차량이 운행한다. 인접한 관악산에도 기상 레이더가 있는데 서로 기능이 다른가 보다. 어쨌든 환경 훼손은 피할 수 없다.

 

 

북쪽으로 보이는 서울은 흐릿했다.

 

 

재미로 셀카를 찍어보았다. 새 휴대폰을 들이고 생긴 짓거리다.

 

 

내려가는 길에 동고비를 만났다. 노랫소리가 예뻐서 고개를 들어보니 도감에서만 보던 동고비였다. 바로 밑에서 카메라를 들이대도 한참 동안 포즈를 잡아주었다.

 

 

산길에서 만난 예봉산 봄꽃.

 

 

운 좋게 노루귀도 만났다. 

 

 

'공무 수행'이라 적힌 차량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궤도를 따라 내려가고 있었다. 짐과 사람을 실어나를 텐데 이런 걸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오랜만의 예봉산 산행에서는 망외의 소득이 있었다. 동고비와 노루귀의 만남이었다. 이 둘이 산행 뒤의 기분 좋은 노곤함에 기쁨을 더해주었다.

 

* 산행 시간: 4시간 30분(10:00~14:30)

* 산행 거리: 약 6km

* 산행 경로: 와부제4공영주차장 - 능선 - 정상 - 벚나무 쉼터 - 계곡 - 주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