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선이 북쪽으로 물러났지만 꼬리가 길다. 짙은 구름이 벗겨질 줄 모른다. 간간이 가는 비가 뿌리는 날, 산성리에 차를 파킹하고 남한산성 벌봉에 다녀오다. 남한산성은 하나의 성곽으로 되어 있지 않고 본성, 봉암성, 한봉성, 신남성과 5개의 옹성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구조다. 벌봉은 본성이 아닌 봉암성(蜂巖城)에 있다.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 내부를 볼 수 있는 벌봉을 청군에 빼앗겨 곤란을 겪었는데,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숙종 12년(1686)에 봉암성을 쌓았다. 벌봉에 가자면 본성과 봉암성을 연결하는 관문인 3암문을 지나야 한다. 3암문에서 벌봉으로 가는 길을 40대 때는 무척 좋아했다. 바람이 시원하고 꽃이 많은 길이었다. 한동안 뜸했다가 이번에 오랜만에 걸어본다. 남한산에서 이만한 바위는 벌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