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내려가 어머니를 뵙고 왔다. 눈 내리면서 추운 날씨여서 외출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사흘 내내 어머니와 한 방에서 지냈다. 옛날 얘기며 친척들과 동네 소식, 거기다가 정치 논평까지 많은 대화를 했다. 몸보다 사실 더 걱정되는 건 어머니의 정신 건강이다. 말에서 치매 징조가 읽히지 않는지, 전과 달라진 점은 없는지 유심히 살피게 된다. 좀 불안하기도 하지만 아직 염려할 정도는 아니다. 100수를 하셨던 외할머니는 95세를 지나면서부터 치매 증세가 나타나셨다. 어머니도 정신줄을 놓게 될까 봐 제일 걱정하신다. 둘째 날은 오후부터 눈이 많이 내렸다. 저녁까지 내린 적설량이 5cm는 될 것 같다. 고향 마을은 작은 동네다. 마을회관에 모이는 노인분들은 서너 명 남짓이다. 어머니의 가장 친했던 친구분이 지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