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걷기를 하다가 산 능선을 넘어 이웃 동네로 가는 길을 택했다. 처음 가 보는 길이었는데 내려가는 산길에서 자작나무 군락지를 발견했다. 약 300평 정도 되는 면적에 자작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있었다. 줄기가 굵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만큼 자라자면 10년은 족히 넘어야 할 것이다. 나는 자작나무를 좋아해서 밤골 집 뒤에 울타리 겸 해서 10여 그루를 심은 적이 있었다. 지금도 있다면 벌써 20년도 더 되었으니 상당한 크기로 자랐을 것 같다. 다른 건 몰라도 내가 심었던 그 나무만은 다시 만나보고 싶다. 어쨌든 뒷산에서 뜻밖에 만난 자작나무가 무척 반가웠다. 처음 걷는 길은 새롭고 신선한 느낌이어서 좋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녔을 길 위에 나도 발을 포개며 동참한다. 길은 그렇게 만들어지고 다져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