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이 있는 마곡까지 가는 길은 멀었다. 전철 정거장까지 한 시간가량 걸은 것을 포함하면 총 세 시간이 걸렸다. 전철은 경강선, 신분당선, 9호선을 타야 했다. 그렇게 지하에 있는 동안 살짝 눈이 뿌렸던 모양이다. 첫눈을 맞았다고 들뜬 사람이 있었다. 지상으로 나왔을 때 눈은 다 녹았고, 보도는 물기만 젖어 있었다. 이걸 첫눈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점심을 먹고, 카페에서 환담을 나누고, 그리고 늦가을의 서울식물원을 돌아보았다. 개원한 지 4년이 되었지만 처음 와 본 식물원이었다. 식물원이기보다는 잘 꾸며진 도시공원이었고, 주변의 현대식 건물들과 조화로운 풍경을 만들었다. 식물원의 중심 시설은 대형 온실이다. 이곳에서는 지중해와 열대 지방에 위치한 세계 12개 도시 식물과 식물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