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에 비해서는 별로 일을 만들지 않고 평온하게 지내는 편이지만 가끔 폭풍이 몰아칠 때가 있다. 내 의지와 전혀 관계없이 어느 날 갑자기 닥쳐와서는 일상을 휘저어놓는다. 며칠 내에 잠잠해지기도 하지만 여파가 오래 가기도 한다. 인생길 곳곳에 지뢰를 숨겨둔 신은 심술궂다. 10년 전에 끊은 담배 한 갑을 태웠다.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으니 담배 생각이 저절로 났다. 흩어지는 담배 연기를 보니 조금은 마음이 진정되었다. 중간에서 조정 역할을 하는 데 담배의 공이 컸다. 담배와 알코올에 있는 심리적 위안 효과는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번 일은 돌이켜 보니 내 인과응보인 측면도 있다. 일을 명확히 처리하지 못하는 습성이 한몫을 했다. 마찰이 두려워서 무마한다고 일이 끝나는 게 아니다. 내부에서 증폭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