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2

폭풍의 날

다른 사람에 비해서는 별로 일을 만들지 않고 평온하게 지내는 편이지만 가끔 폭풍이 몰아칠 때가 있다. 내 의지와 전혀 관계없이 어느 날 갑자기 닥쳐와서는 일상을 휘저어놓는다. 며칠 내에 잠잠해지기도 하지만 여파가 오래 가기도 한다. 인생길 곳곳에 지뢰를 숨겨둔 신은 심술궂다. 10년 전에 끊은 담배 한 갑을 태웠다.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으니 담배 생각이 저절로 났다. 흩어지는 담배 연기를 보니 조금은 마음이 진정되었다. 중간에서 조정 역할을 하는 데 담배의 공이 컸다. 담배와 알코올에 있는 심리적 위안 효과는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번 일은 돌이켜 보니 내 인과응보인 측면도 있다. 일을 명확히 처리하지 못하는 습성이 한몫을 했다. 마찰이 두려워서 무마한다고 일이 끝나는 게 아니다. 내부에서 증폭되면..

참살이의꿈 2017.03.21

漁父 / 屈原

屈原旣放 遊於江潭 行吟澤畔 顔色憔悴 形容枯槁 漁父見而問之曰 子非三閭大夫與 何故至於斯 屈原曰 擧世皆濁 我獨淸 衆人皆醉 我獨醒 是以見放 漁父曰 聖人不凝滯於物 而能與世推移 世人皆濁 何不굴其泥 而揚其波 衆人皆醉 何不飽其糟 而철其리 何故深思高擧 自見放 屈原曰 吾聞之 新沐者必彈冠 新浴者必振衣 安能以身之察察 受 物之汶汶者乎 寧赴湘流 葬於江漁之腹中 安能以皓皓之白 而蒙世俗之塵埃乎 漁父莞爾而笑 鼓설而去 乃歌曰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遂去不復與言 - 漁父 / 屈原 굴원이 죄 없이 추방을 당해 강과 못 사이를 쏘다니고 연못가 거닐며 슬픈 노래 읊조리니 얼굴은 시름에 겨워 초췌해지고 형용은 비쩍 말라 야위었더라 어부가 이를 보고 물어 말하길 "그대는 삼려대부 아니신가요? 이런 곳엘 무슨 일로 오신 건가요..

시읽는기쁨 2006.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