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6

걱정 많은 한국인

지난 9월에 한 조사 결과가 보도되었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에서 세계 주요 14개국의 국민을 대상으로 9개 항목(기후변화, 감염병, 테러리즘, 사이버 공격, 핵무기 확산, 경제 불안, 세계 빈곤, 국가 간 갈등, 난민)이 국가에 얼마나 위협이 되는지 조사했다. 이중 5개 항목에서 한국의 걱정 정도가 1위를 차지했다. 예를 들면, 한국은 감염병 걱정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였다. 감염병 확산이 국가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한국은 89%나 되었다. 반면에 독일 55%를 비롯해 서구 각국의 평균은 60%대였다. 세계 경제에 대한 걱정도 한국이 제일 높았다. 세계 경제 현황이 국가에 위협이라고 답한 비율이 한국은 83%로 1위였다. 2위가 스페인으로 76%이고, 전체 평균은 50%대였다. 핵무기 확산을..

참살이의꿈 2020.11.06

팔당 드라이브

집 가까이에 팔당호를 따라 난 342번 지방도가 있다. 분원리, 귀여리, 검천리, 수청리를 지나는데 드라이브하기 좋은 길이다. 특히 봄에는 벚꽃길로 유명하다. 아내와 이 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했다. 몸이 좋지 않은 아내는 근 열흘 만의 외출이었다. 오늘은 날씨가 더욱 풀려 낮 기온이 14도까지 올랐다. 얼마나 따스한지 반팔 상의를 입은 사람도 있었다. 중간에 물안개공원에 들러 한 시간 정도 산책했다. 원래 걸을 계획이 없었는데 간질간질한 햇살의 유혹을 이기기 힘들었다. 공원의 나무들은 벌써 봄물이 오르고 있었다. 살아가는데 제일 큰 스트레스가 윗집 올빼미 가족의 층간소음이다. 방학이 되어선지 겨울이 되면 그 강도가 서너 배는 세진다. 오늘은 새벽 세 시가 되어서야 잠들 수 있었다. 거의 노이로제에 걸릴 ..

사진속일상 2020.02.11

액땜

근심 걱정 없는 집이 있을까, 어디를 둘러봐도 일가일우(一家一憂)다. 어느 집이나 한 가지 이상의 걱정거리를 가지고 있다. 팔자 편해 보이는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없는 걱정도 만들어 내는 게 인간이다. 가끔 '근심이 없는 십오초'가 찾아오기도 한다. 그러면 무슨 재앙의 전조가 아닌지 두려워진다. 차라리 자잘한 근심 속에서 살아가는 게 마음 편하다. 작은 근심은 감사하며 받아들여야 한다. 큰 근심의 액땜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중국 속담이던가, 집안이 잘 나갈 때는 대문 위에 큰 돌을 올려놓고 지낸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조심하고 근신하며 지내야 한다는 뜻이리라. 도 이렇게 가르침을 주고 있다.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

참살이의꿈 2018.02.07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면

한밤중에 깨어나 다시 잠들지 못했다.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자꾸 머리가 복잡해졌다. 요사이는 '산다는 게 뭔지'를 중얼거리는 일이 잦았다. 머리맡에 놓인 책을 들어 깜깜한 시간을 때웠다. 에 나오는 글로 위안되는 바가 컸다. "역경에 부딪쳤을 때 '내게는 왜 이렇게 어려운 일이 닥치는가?' 하고 의기소침할 일은 아니다. 그런 때일수록 '이제야 성숙할 기회를 맞았구나' 하고 생각해야 한다. 이 두 가지 중에서 어느 편을 선택하느냐가 곧 자기의 미래를 좌우한다. 결정권은 바로 지금 자신에게 주어져 있다." "그러기에 자기를 돌아보라 하는 것이니 현실의 고(苦)나 인과(因果) 등은 그대로 수련 과정인 셈이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치면 오히려 나쁜 공기와 먼지 그리고 불결한 것들을 다 청소시켜주니, 현실의 고..

참살이의꿈 2014.04.18

산 넘어 산

인생사는 산 넘어 산이다. 한 고비를 넘기면 또 다른 고개가 찾아와 숨을 거칠게 한다. 평탄한 길이 나오는 건 잠시뿐이다. 또한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기도 하다. 하긴 내 마음도 잘 모르겠는데 남의 속을 어찌 알까. 지나가는 바람을 잡으려는 건 내 욕심이다. 어제는 분당에서 일을 보고 아내와 율동공원을 한 바퀴 돌았다. 호숫가를 따라산책길이 잘 만들어져 있었다. 사람은 지 福을 타고난다고 옛 어르신들은 종종 말씀하셨다. 사람 사이의 인연에 대해 생각해 보며 쓸쓸하고 착잡했던 오후였다. 길가의 국화빵이 그나마 고소했다.

사진속일상 2011.02.20

걱정을 먹고 사는 인간

인간은 걱정을 먹고 사는가 보다. 누구나 걱정 없기를 바라는 것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스스로가 걱정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허다함을 알 수 있다. 없는 걱정을 만들어내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이다. 마치 그것이 무료함을 이겨내기 위한 방법이나 되는 듯이 말이다. 인생살이가 원래 그러하다고 이해를 해보지만 소위 팔자 좋은 사람들의 쓸데없는 걱정거리를 얘기 들으면 어떨 때는 비위가 상할 때도 있다. 나에 대해서 다른 사람이 느끼는 점에도 그런 면이 있을 것이다. 어차피 인간은 자족(自足)과는 먼 존재인 것 같다. 사람들이 하는 걱정거리를 분석해 봤더니 98%가 쓸모없는 것이었다는 보고가 있었다.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 이미 지나간 일, 또는 미래에 일어날 불확실한 일에 대한 염려나 걱정이 대부분이..

길위의단상 2006.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