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하 2

잡초 비빔밥 / 고진하

흔한 것이 귀하다. 그대들이 잡초라고 깔보는 풀들을 뜯어 오늘도 풋풋한 자연의 성찬을 즐겼느니. 흔치 않은 걸 귀하게 여기는 그대들은 미각을 만족시키기 위해 숱한 맛집을 순례하듯 찾아다니지만, 나는 논 밭두렁이나 길가에 핀 흔하디흔한 풀들을 뜯어 거룩한 한 끼 식사를 해결했느니. 신이 값없는 선물로 준 풀들을 뜯어 밥에 비벼 꼭꼭 씹어 먹었느니. 흔치 않은 걸 귀하게 여기는 그대들이 개망초 민들레 질경이 돌미나리 쇠비름 토끼풀 돌콩 왕고들빼기 우슬초 비름나물 등 그 흔한 맛의 깊이를 어찌 알겠는가. 너무 흔해서 사람들 발에 마구 짓밟힌 초록의 혼들, 하지만 짓밟혀도 다시 일어나 바람결에 하늘하늘 흔들리나니, 그렇게 흔들리는 풋풋한 것들을 내 몸에 모시며 나 또한 싱싱한 초록으로 지구 위에 나부끼나니. -..

시읽는기쁨 2017.07.21

포인세티아

몇 주 전에 성탄절이 다가온다고 아내가 포인세티아를 사왔다. 시장의 화원에서 5천 원에 샀단다. 강렬한 붉은색이 인상적인 포인세티아는 크리스마스 장식에 사용되면서 '크리스마스의 꽃'이라고 불린다. 역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 데는 그만이다. 포인세티아(Poinsettia)는 멕시코와 중남미 지방이 원산이다. 19 세기 초에이 꽃을 미국에 소개한 포인세트(J. R. Poinsett)의 이름을 따서 그렇게 명명되었다고 한다. 그 뒤 유럽에도 전해지면서 19 세기 후반부터는크리스마스를 장식하는 꽃으로 유행되기 시작했다. 붉은 색을 띈 것은 잎이 아니고 생물학적으로는 화포엽으로 부르는 것이다. 꽃받침잎이라고 불러야 할까, 진짜 꽃은 가운데 노란색과 분홍색 등이 어우러진작은 구슬 모양으로생긴 것이다. 포인세티아..

꽃들의향기 2009.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