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포인세티아

샌. 2009. 12. 27. 13:55


몇 주 전에 성탄절이 다가온다고 아내가 포인세티아를 사왔다. 시장의 화원에서 5천 원에 샀단다. 강렬한 붉은색이 인상적인 포인세티아는 크리스마스 장식에 사용되면서 '크리스마스의 꽃'이라고 불린다. 역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 데는 그만이다.

 

포인세티아(Poinsettia)는 멕시코와 중남미 지방이 원산이다. 19 세기 초에이 꽃을 미국에 소개한 포인세트(J. R. Poinsett)의 이름을 따서 그렇게 명명되었다고 한다. 그 뒤 유럽에도 전해지면서 19 세기 후반부터는크리스마스를 장식하는 꽃으로 유행되기 시작했다. 붉은 색을 띈 것은 잎이 아니고 생물학적으로는 화포엽으로 부르는 것이다. 꽃받침잎이라고 불러야 할까, 진짜 꽃은 가운데 노란색과 분홍색 등이 어우러진작은 구슬 모양으로생긴 것이다. 포인세티아 꽃을 자세히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색깔이 무척 오묘하고 귀여웠다.두 주일 정도 꽃이 피어 있더니 지금은 모두 떨어진 상태다.

 

포인세티아의 강렬한 붉은색이 예수의 피를 상징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의 장식으로 이용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피는 생명이다. 그리고 예수의 피에는 희생과 새 생명의 의미가 동시에 들어 있다. 포인세티아를 보며 그런 성탄절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다.

 



어두운 시간의 강물 위로

큰 별의 추억이 부풀어 흐르지만

그대가 별이 되어 솟구치지 않는다면

푸른 잎새 푸른 가지마다 매단

기쁨의 꽃등을 노래하지만

그대 내면의 혼불을 밝히지 못한다면

꼬마버선, 털장갑 벗어

성탄목에 걸고 가는 천진도 있지만

그대가 새 아기로 태어나지 못한다면

성처녀의 순결이 흩날리듯

흰눈의 어울림이 분분하지만

그대 혼을 빨래하는 방방이질이 없다면

깨어 있던 목자들처럼 눈부신 새벽 앞에 엎드린

성스런 복종도 있지만

그대가 사랑의 새벽빛으로 동트지 않는다면

울타리 없는 파아란 하늘을 이고 사는 바리사이들이

오늘도 탐욕의 생울타리를 두르지만

그대의 허울을 벗고 알몸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라마에서, 보스니아에서 들리는

살육과 주림의 슬픈 탄식을 듣고도

그대 귀에 박힌 이기(利己)의 말뚝을 뽑지 않는다면

목마른 혼들이

벌나비처럼 영생의 꿀샘에 모여들지만

그대가 먼저 혼의 부요를 길어 마시지 못한다면

새들의 자유한 비상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스승의 간절한 부름이 있지만

그대가 무거움을 털고 깃털의 가벼움을 얻지 못한다면

하늘도 땅의 뜨거운 입맞춤으로

아기 왕은 오늘도 태어나지만

아기 왕의 고고성이 저렇듯 우렁차지만

그대 혼의 깨어남이 없다면!

 

- 그대 혼의 깨어남이 없다면 / 고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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