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랐으면서도 나는 왜 까마중이 기억나지 않을까? 사람들이 어렸을 때 까마중의 까만 열매를 맛있게 따먹었다는 얘기를 할 때마다 꼭 뭔가를 잃어버린 듯한 아쉬움에 젖게 된다. 지방마다 부르는 이름은 다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까마중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어서 부럽다.
까마중은 가지과의 풀로 검은색의 동그란 열매가 특징이다. 까마중이라는 이름도 워낙 반질반질한 열매가 까까머리 중의 머리를 닮았다는 데서 유래된 것 같다. 용의 눈을 닮았다고 중국에서는 용안초(龍眼草)로도 불린다. 단맛이 나는 이 열매가 옛날 아이들의 간식거리로 인기가 있었나 보다. 꽃은 가지꽃을 닮았는데 하얀 꽃잎이 뒤로 발랑 젖혀져 있어 당돌한 느낌을 받는다. 노란색의 수술도 재미있게 생겼다.
까마중은 한방에서 용규(龍葵)라고 부르는 약초다. 염증을 치료하거나 혈액순환에 좋고 특히 항암작용이 있어 주목 받고 있다. 어렸을 때 이 까마중을 많이 먹은 사람은 암 예방약을 미리 먹어둔 셈이다. 옛날에는 이 까마중 전체를 말려서 민간처방용 약으로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