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서 피는 꽃 중 아름다움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꽃이 자귀나무꽃일 것이다. 여름에 분홍색으로 환하게 피어나는 자귀나무꽃은 색감과 모양새가 귀티가 나면서도 부드럽고 아름답다. 마치 공작새가 꼬리를 활짝 편 듯 하다. 한창 때면 나무 전체가 분홍색으로 곱게 채색된다. 자귀나무를 영어로는 'Silk tree'라고 하는데 이 꽃의 이미지에서 생긴 이름일 것이다.
자귀나무는 부부의 좋은 금실을 상징하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양쪽으로 난 잎이 밤이 되면 서로 맞붙어서 잠을 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부터 자귀나무를 합환목(合歡木)이라고 해서 신혼부부의 창가에다 심었다고 한다. 지금도 역시 정원수로 사랑 받고 있는 나무다. 그런데 자귀나무라는 우리말 이름의 어원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나에게는 사랑하는 사람끼리 상대를 부르는'자기'라는 말과 자꾸 겹쳐진다. 어감으로나 의미로나 둘은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