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곡지 4

관곡지에서 저어새를 보다

시흥 관곡지에서 처음으로 저어새를 보았다. 저어새는 멸종위기종으로 천연기념물로 보호하는 새다. 한때는 전 세계에서 수백 마리밖에 남지 않아 거의 멸종 단계까지 갔으나, 다행히 지금은 수천 마리대까지 증가했다. 귀한 새를 수도권 저수지에서 볼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관곡지에 찾아온 저어새는 이상하게 사람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원래 저어새는 경계심이 많아 사람 가까이 접근하지 않는다. 전문 탐조가도 저어새를 관찰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관곡지의 저어새는 손에 닿을 듯 가까이 있어서 너무 놀랐다. 이런 새는 처음 본다. 저어새는 주걱 같이 생긴 부리가 특징이다. 부리를 물속에 넣고 좌우로 저으면서 먹이를 잡는다. 그래서 이름이 저어새다. 재미있게 지은 이름이다. 영어 이름을 찾아보니 'black-fa..

사진속일상 2021.04.10

관곡지 연꽃(2020)

11년 만에 찾아간 시흥 관곡지(官谷池) 연꽃... 관곡지는 역사가 오래된 연못이다. 조선 전기의 농학자인 강희맹이 세조 9년에 명나라에 다녀오면서 남경의 연꽃씨를 채취해 이곳 연못에 심었다고 한다. 관곡지는 아직 연꽃이 만개하지 않은 듯하다. 꽃보다는 봉오리 상태가 훨씬 많았다. 올 7월에는 양평 세미원, 전주 덕진공원, 부여 궁남지, 시흥 관곡지 등 연꽃으로 유명한 네 군데를 모두 다녀 보았다. 아기자기한 면에서는 궁남지 연꽃이 최고였다. 그에 비하면 관곡지는 좀 밋밋한 편이다.

꽃들의향기 2020.07.21

관곡지의 연꽃

성남에 간 길에 관곡지에 들러 연꽃을 보다. 네 안에 내가 있다고 금세 주먹만한 눈물 쏟아낼 듯 울먹이는 너를 보면서 믿을 수 없었다 보내지 않으려고 집착 같은 투정이라고 애써 외면하고 떠나온 길 관곡지 연꽃 속에서 마주 한다 얼마를 더 아파야 껍질을 뚫고 나온 저 황홀한 가시연꽃처럼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여린 듯하면서도 단숨에 잡아채는 빛깔에 넋을 잃는다 - 가시연꽃 / 한명숙

꽃들의향기 2009.08.03

비 오는 날 관곡지에 가다

경기도 시흥에 있는 관곡지(官谷池)가 연꽃으로 유명하다는 얘기는 진작 알고 있었지만 초가을 비가 내리는 날 찾아가 보게 되었다. 평일인데도 성산대교를 건너 시흥으로 가는 길은 정체길이 길게 이어졌다. 관곡지는 조선 전기의 문신 강희맹 선생과 인연이 있는 연못이라는데, 세조 6년(1463)에 중국을 다녀올 때 연꽃씨를 채취하여 가지고 돌아와 이곳에서 처음 재배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 연유 때문인지 여기에 큰 연꽃밭을 조성해 놓아서 수도권 사람들에게 좋은 구경거리가 되고 있다. 관곡지에 도착하니 빗줄기가 더욱 굵어져 연꽃길을 산책하려는 계획은 포기해야만 했다. 연꽃의 때도 지난 데다 날씨마저 궂어 찾은 사람도 적었다. 그러나 빗속의 연꽃밭 풍경은 색다른 맛이 있었다. 넓은 연잎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도 아..

꽃들의향기 2007.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