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나물 3

동네길에서 만난 봄꽃

굳이 멀리 쏘다닐 필요가 없다. 현관만 나서면 온통 꽃 만발한 계절이다. 느릿느릿 걸으면서 발 주변만 잘 살피면 된다. 동네길을 산책하면서 새로 피어난 꽃들과 눈맞춤을 했다. 길 옆에 산소가 있어 들어가 봤더니 역시나 할미꽃이 피어 있다. 한참만에 보는 할미꽃이 반가웠다. ▽ 광대나물 ▽ 제비꽃 ▽ 개나리 ▽ 현호색 ▽ 진달래 ▽ 벚꽃 ▽ 목련 ▽ 산수유 ▽ 별꽃 ▽ 꽃다지 여기저기서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이웃분이 뙈기밭 한 귀퉁이를 줬는데 과연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아내는 고추와 상추 정도만 심어보자 한다. 텃밭의 재미를 다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꽃들의향기 2020.03.29

광대나물

꽃이 작아 눈에 잘 띄지 않아선지 사람들의 관심을 별로 받지 못하는 꽃이다. 그러나 봄이면 논둑이나 밭둑에서 무리지어 피어나는, 가장 서민적인 꽃이라 할 수 있다. 이름도 광대나물이다. 그래선지 꽃 모양이 광대가 춤추는 모습 같기도 하다. 나물이라는 말이 붙은 것으로 보아 어린 순은 먹기도 했는가 보다. 전 직장 화단에서는 3월이면 항상 이 광대나물을 볼 수 있었다. 누가 가꾼 것도 아닌데 화단 귀퉁이에서 저 혼자 피어났다. 이 꽃을 주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 혼자 비밀스레 감춰두고는, "안녕, 올해도 너와 다시만났구나!" 하고 인사를 나누곤 했다. 떠난 지 수년이 지났지만 광대나물은 올봄에도 어김없이 피어났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누군가가 얘를 알아보고 반가운 눈맞춤을 하고 있으리라 믿고 싶다.

꽃들의향기 2012.04.29

자주광대나물

길에서 만나는 꽃들은 이제 대부분 안면이 있다.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아도 어디선가 한 번은 본 것들이다. 그런데 가끔씩 처음 보는 꽃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러면 이게 무슨 꽃일까, 하는 호기심이 생기면서 무척 반갑다. 우선 사진을 찍어두고 집에 와서 도감이나 인터넷으로 확인을 한다. 뒷산길을 걷다가 처음 보는 작은 꽃을 만났다. 도감에도 나와 있지 않은 꽃이어서 인디카에 문의해서 이름을 알았다. 자주광대나물이었다. 유럽 원산의 귀화식물이라고 한다. 이른 봄에 피는 광대나물과는 느낌이 완연히 다르다. 이런 형태의 꽃모양을 가진 종류는 많다. 비슷하지만 다른 것, 그러고 보면 어느 존재나 귀하지 않은 것이 없다.

꽃들의향기 2010.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