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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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렬 1

노팬티와 파타고니아 / 구광렬

꽉 끼는 것에 꽉 끼이지 않기 위해 원시의 땅 파타고니아를 간다 모든 것이 헐렁하다 원숭이도 대충 나무에서 떨어지고 사람들은 *마냐나를 외치며 웬 종일 잠만 잔다 바람은 수 만 년을 방향 없이 불어대고 미친 듯 머리채를 흔드는 들꽃들엔 이름이 없다 아니 각자 좋아하는 꽃에다 자기 이름을 갖다 붙이니 너무 많은 이름들이 설렁댄다 동물의 이름 또한 촘촘치 않다 이빨이 있는 고긴 이빨고기 꼬리가 긴 원숭인 긴꼬리원숭이 꼬리가 더 긴 원숭인 긴긴꼬리원숭이.... 대평원엔 소떼들이 게으른 목동들을 몰고 다니다 석양 속으로, 석양은 대평원 속으로 대평원은 또 하나 점으로 페이드 아웃되지만 모두 사라질 뿐 돌아오마 기약 없다 신은 인간들이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날개 하나씩을 달아줬다 - 가끔 그 날개는 고통..

시읽는기쁨 2010.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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