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속초 3

설악동 소나무

외설악의 설악산탐방안내소 앞 삼거리에 있다. 천연기념물 351호로 지정되어 있는 명품 소나무다. 높이 17m, 줄기 둘레 4.1m로 훤칠하게 잘 생겼다. 그러나 하체에 비해서는 상체가 빈약하다. 원래는 큰 줄기가 3개 있었으나, 2개는 죽었고 가운데 줄기만 살아남았다고 한다. 부러진 줄기의 흔적이 남아 있다. 나이는 500살 정도로 추정된다. 설악동 마을의 서낭당 나무였으나 관광지구로 개발되면서 마을은 사라지고 나무만 덩그마니 남았다. 소나무 앞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놓아 만들어진 큰 돌무더기가 있었다는데 도로가 생기면서 사라졌다. 옛 모습은 잃었으나 나무는 보호를 받으며 잘 자라고 있다. 설악동을 상징하는 대표 소나무다.

천년의나무 2012.09.14

권금성 소나무

설악산 권금성의 암봉에서 자라는 쌍둥이 소나무다. 풀도 자리지 못하는 곳에 소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이만큼 싱싱하게 살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싹을 내고 이렇게 클 수 있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여름에 뜨겁게 달아오른 바위의 열기와 겨울의 냉기는 어떻게 견뎌냈을까? 등산을 하다 보면 이렇듯 바위와 어울려 사는 소나무를 자주 본다. 그들은 고행하는 수도사의 모습을 하고 있다. 안이한 길을 버리고 스스로 고통을 선택하고 푸르게 살아내는 모습에 머리가 숙여진다. 더구나 권금성의 소나무는 한 점 흐트러짐 없이 꼿꼿하게 자신을 지켜내고 있다. 성자(聖者)의 모습이 여기에 있다. 소나무는 왜 바위를 좋아할까 바위의 세계에서 다른 나무가 사는 걸 보았느냐 깎아지른 가파른 바위가 한 치의 틈을 주지 않아도 비집고 들어가..

천년의나무 2012.09.12

안락암 무학송

설악산 권금성 가까이에 안락암(安樂庵)이 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권금성과 달리 안락암은 찾는 사람이 거의 없이 조용하다. 나도 오래된 소나무가 있다는 말을 듣지 않았다면 굳이 내려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안락암 앞 바위 절벽에 소나무 거목이 날렵하게 서 있다. 춤추는 학 모양이라 하여 무학송(舞鶴松)이라 부른다. 수령이 800년이나 되었다. 강풍으로 가지가 한 쪽으로만 자라고 있다. 바위 틈에서 이만큼 성장한 생명력이 놀랍다. 이곳에서 보이는 설악산은 마치 동양화에 나오는 풍경 같다. 맞은편에는 토왕성폭포의 긴 물줄기가 보인다. 바위, 소나무, 폭포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가장 경치가 좋은 곳에서, 그 자신도 하나의 멋진 풍경이 되고 있는 무학송이다.

천년의나무 2012.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