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말 2

? / 문무학

물음표는 사람의 귀, 귀를 많이 닮아 있다 물어 놓고 들으려면 귀 있어야 된다는 듯 보이지 않는 쪽으로 그 언제나 열려 있다 물음표는 낚싯바늘, 낚싯바늘 그것 같다 세상 바다 떠다니는 수도 없는 의문들 그 대답 물어 올리려 갈고리가 된 것이다 물음표는 그렇다 문명의 근원이다 그 숱한 궁금증을 하나하나 풀어낸 인간의 역사는 본디 의문을 푼 내력이다 - 문장부호 시로 읽기; ? / 문무학 문무학 시인의 '낱말'이라는 재미있는 시집이 나왔다. 문장부호와 낱말, 그리고 품사를 시로 읽기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주로 낱말들의 의미를 새로이 발견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특히 글자의 모양이나 상형성에 주목하여 한글이 가진 의미를 재미있게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좀 깊이가 떨어지는 아쉬움은 있다. 시집에..

시읽는기쁨 2009.07.21

작고 단순하게

무료할 때는 무엇을 하시나요? 나는 백지 위에 낙서를 합니다. 특히 지리한 회의가 끝도 모르게 길어질 때면 나도 모르게 종이 위에 낙서를 하게 됩니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은 회의에 열중하고 있다고 착각할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나는 귀로 몰려드는 소리들을 내쫓으며 하얀 백지의 유혹에 빠져듭니다. 그저 무의식중에 떠오르는 말들을 적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종이 위에는 의미 연결이 되지 않는 단어들이 가득 적혀 있습니다. 어떤 때는 한 단어만을 계속 적기도 하지요. 언제고 제일 많이 적혀있는 단어는 날 비[飛]자입니다. 마지막 획을 길게 내리뻗어 한껏 멋을 부리며 이 글자를 쉼 없이 쓰고 있는 자신을 볼 때가 많습니다. 어떤 때는 종이 한 면이 이 한 글자로만 가득 채워져 있기도 합니다. 아마도 내 무의식에는 ..

참살이의꿈 2005.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