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 2

낮달맞이꽃

밤에 핀다고 달맞이꽃인데 이놈은 반대로 낮에 핀다. 자신의 정체성을 180도로 뒤바꿔 버렸다. 달맞이꽃이라는 이름을 붙여줘도 될까 싶지만, 낮에 나오는 달을 마중하는 꽃이라고 해석하기로 한다. 그러나 인간이 자기들 멋대로 이름을 붙여놓고는 이러쿵저러쿵 재단하는 것이 꽃 입장에서는 같잖을지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낮달맞이꽃보다 그냥 '분홍달맞이꽃'으로 부르면 어떨까 싶다. 꽃은 분홍 바탕에 빨간색 실핏줄 같은 줄이 선연하다. 무척 곱고 순결한 분홍색이다. 중남미 지역이 원산지라고 한다.

꽃들의향기 2021.07.18

달맞이꽃

달맞이꽃은 아침에는 꽃잎을 닫고 저녁이 되면 꽃잎을 연다. 다른 꽃들과는 반대다. 그 이름이나 행동에서 달님을 사모하는 간절한 마음을 읽을 수 있다. 한자 이름이 월견초(月見草)라고 하니 달과 달맞이꽃은 하늘과 땅의 천생연분인 것 같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달을 사모하던 님프가 죽은 자리에서 달맞이꽃이 피어났다는 전설이 있다. 그러나 생물학적으로는 ‘박각시’라는 야행성 나방으로부터 수분의 도움을 받기 위해 그런 식으로 진화되었다고 한다. 박각시는 주로 박꽃을 수분시키는 나방이다. 박꽃도 달맞이꽃처럼 밤에 꽃잎을 활짝 연다. 보름달빛 아래 초가지붕에 하얗게 핀 박꽃의 정경을 상상해 보라. 달맞이꽃이나 박꽃은 ‘밤의 요정’으로 불러도 좋을 법하다. 신석정 시인의 시 한 편을 올린다. 시에 나오는 자양화(紫陽花..

꽃들의향기 2010.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