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번째 는 양평동에서 안양천, 도림천을 거쳐 사당까지 걸었다. 햇빛 쨍쨍한 날이었다. 하늘에는 솜털 같은 뭉게구름이 하얗게 피어올랐다. 햇살이 따가워 가능하면 그늘을 찾아 걸었다. 그래도 걸음은 가벼웠다. 내 마음도 뭉게구름처럼 부풀었다. 길 위에만 서면 이렇게 기분이 좋아진다. 만약 내 호(號)를 지어야 한다면 '우보'라고 해야겠다고 혼자 생각하고 있다. 한자로는 '又步'로 '또 걷는다'는 뜻이다. 양평동에서 안양천으로 나가 상류 쪽으로 걸었다. 오른쪽으로 목동 지구를 끼고 지나갔다. 오늘은 빌딩들과 구름이 잘 어울렸다. 안양천을 30분 정도 걸으면 도림천과 만나는 지점이 나온다. 도림천(道林川)은 관악산에서 발원하여 서울대학교를 지나 관악구, 동작구, 영등포구, 구로구를 거쳐 안양천으로 유입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