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경보가 내려지고 서울 기온이 37.8℃까지 올랐다. 7월 상순 기온으로는 기상 관측 이래 최고값이라고 한다. 우리 고장도 서울만큼은 아니어도 낮 기온이 36℃에 접근했다. 이런 날 노약자는 외출을 자제하라는데, 삐딱이 기질이 그냥 넘어갈 리가 없다. 일부러 나가는 것이다. 그것도 한낮을 택해서. 반환할 책을 배낭에 넣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공사장의 인부들도 일손을 놓은 듯 조용했다. 애써 언덕배기 힘든 길을 골라 걸었다. 그늘도 없었다. 머리 허연 노인네가 이 염천(炎天)의 땡볕 속을 배낭을 메고 걷고 있으니 제정신인가 여기리라. 하지만 내 성정인 걸 어쩌겠는가. 동네 공원을 따라 우회하여 도서관에 닿았다. 도서관에서는 추리소설 세 권을 빌렸다. 세 권 모두 일본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