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2

나의 아름다운 이웃

박완서 선생의 글을 읽고 싶어 찾은 책이다. 선생이 문단에 나온 초기에 쓴 짧은 소설 모음집으로, 시기로는 1970년대에 해당한다. 일상을 섬세하고 따스하게 그려내는 선생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선생은 40대의 늦은 나이에 등단했다. 그래선지 세상을 보는 시선이 젊은 작가와는 다르다. 이웃집 아주머니의 정겨운 얘기를 듣는 것 같다. 속 작품을 읽으면 70년대의 풍속화를 보는 듯하다. 경제 성장과 부동산으로 부자가 생기기 시작하고, 아파트 문화가 시작될 때였다. 당시 사람들의 삶과 의식이 어떠했는지 잘 그려져 있다. 선생의 실제 경험이 작품으로 나타났을 것이다. 그때 나는 20대였으니 마치 앨범의 옛 사진을 보는 듯, 이런 시절이었구나 하고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 이런 콩트가 어쩌면 작가의 진면목을 제..

읽고본느낌 2019.07.29

세상에 예쁜 것

박완서 선생이 2011년에 돌아가시고 난 뒤에 출간된 산문집이다. 선생이 말년에 쓰셨던 글을 모았다. 선생의 글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 책에서도 따스한 사람의 향기가 난다. 마음씨 고운 이웃집 아주머니처럼 포근하다. 글을 쓰기 전에 좋은 사람이 되는 게 먼저라는 걸 선생에게서 배운다. 책 제목으로 된 '세상에 예쁜 것'이라는 글에서는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를 추억하고 있다. 실명이 나오지는 않지만, 김점선 화가에 대한 내용으로 보인다. 죽기 엿새 전 병실을 방문했을 때 아들 내외가 간병하고 있었는데 5, 6개월쯤 되는 손자도 있었다고 한다. 아기가 병실에 있는 게 안돼 보였는데 고통스럽던 병자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르면서 시선이 멈춘 곳은 잠든 아기의 발바닥이었다. 포대기 끝으로 나온 아기 발..

읽고본느낌 2014.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