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선생의 글을 읽고 싶어 찾은 책이다. 선생이 문단에 나온 초기에 쓴 짧은 소설 모음집으로, 시기로는 1970년대에 해당한다. 일상을 섬세하고 따스하게 그려내는 선생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선생은 40대의 늦은 나이에 등단했다. 그래선지 세상을 보는 시선이 젊은 작가와는 다르다. 이웃집 아주머니의 정겨운 얘기를 듣는 것 같다. 속 작품을 읽으면 70년대의 풍속화를 보는 듯하다. 경제 성장과 부동산으로 부자가 생기기 시작하고, 아파트 문화가 시작될 때였다. 당시 사람들의 삶과 의식이 어떠했는지 잘 그려져 있다. 선생의 실제 경험이 작품으로 나타났을 것이다. 그때 나는 20대였으니 마치 앨범의 옛 사진을 보는 듯, 이런 시절이었구나 하고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 이런 콩트가 어쩌면 작가의 진면목을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