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아무래도 제가 지옥에 한번 다녀오겠습니다 아무리 멀어도 아침에 출근하듯이 갔다가 저녁에 퇴근하듯이 다녀오겠습니다 식사 거르지 마시고 꼭꼭 씹어서 잡수시고 외출하실 때는 가스불 꼭 잠그시고 너무 염려하지는 마세요 지옥도 사람 사는 곳이겠지요 지금이라도 밥값을 하러 지옥에 가면 비로소 제가 인간이 될 수 있을 겁니다 - 밥값 / 정호승 서점에 간 길에 정호승 시인의 신작시집 을 샀다. 지난 천안함 사건 때 시인에 실망하여 시를 읽지 않으려 했지만 그게 꼭 그럴 일만 아니다 싶었다. 내 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 먹으면 편식이 된다. 내 생각이 존중받으려면 나와 다른 생각도 그럴 수 있음을 인정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는 시 자체로 즐기면 되는 것이지 시인의 사상이나 행위와 꼭 결부시킬 필요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