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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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순 1

산다는 것 / 배현순

산다는 것이 무언지 아세요 새처럼 가벼워지는 일 나무처럼 뿌리를 깊이 내리는 일 바다처럼 깊고 푸르르는 일 바람처럼 춤추는 일 꽃잎처럼 감싸안는 일 들풀처럼 다시 일어나는 일 햇살처럼 반짝이는 일이지요 때론 비처럼 울어도 볼 일 가랑비에 젖어도 볼 일 안개에 묻혀 숨어도 볼 일 이슬처럼 또르르 굴러도 볼 일이지요 벼랑끝에 핀 선홍빛 진달래 아스라이 피었다 지는 일 열두 폭 치맛자락에 엎어져 울다 울다 지쳐 꿈꾸어 보는 일이지요 - 산다는 것 / 배현순 산다는 게 뭔지 나는 몰라요. 뭔가 보물이 들어있는 것 같기도 하고, 실없는 농담 같기도 하고 이루어야 할 그 무엇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다 헛일 같기도 하고 경쾌한 행진곡 같기도 하고, 음울한 장송곡 같기도 하고 짖궂게 짜여진 각본 같기도 하고, 우연..

시읽는기쁨 200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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