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리 백송(2) 처음 봤을 때보다 더 커졌고 싱싱해진 느낌이다. 10여 년 사이에 눈에 띌 만한 변화가 없을 테지만, 보는 각도가 달라져서인지 천연기념물로서의 가치를 보여주는 듯하다. 백송이 귀하다 보니 오래된 백송은 대부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신대리 백송은 약 210년 전 조선시대 참판을 지낸 민달용의 묘소에 심은 것이라고 전한다. 이천시 백사면 신대리 산32번지에 있다. 천년의나무 2019.04.02
추사고택 백송 추사 김정희 선생은 25세 되는 때인 1809년에 사신단의 일행으로 중국 연경에 다녀온다. 이때 새로운 문물을 접하고 중국 문인들과 교류를 한다.그의 삶에서 소중한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돌아올 때 선생은 붓대에 백송 종자를 가져와 고조부인 김흥경(金興慶, 1677-1750)의 묘 앞에 심는다. 현재 천연기념물 106호로 지정되어 있는 일명 '예산 백송'이다. 우리나라에서 백송은 무척 귀하다. 그만큼 우리 토양에서는 자라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고관대작들이 주로 중국에서 들여와 심었는데 그중 일부만 살아남았을 것이다. 예산군 신암면 용궁리 추사고택 인근에 있는 이 백송도 그래서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추사고택옆에는 백송공원이 만들어져 있고 많은 백송들이 심어져 있다. 아직 어려선지 줄기.. 천년의나무 2011.03.31
재동 백송(2) 백송을 보러 갔다. 헌법재판소 안에 있는데 2004년에 처음 만난 이래 이번이 네번 째다. 백송 중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크고 오래 되었다. 나이가 600살이고 키는 15 m다. 또한 제일 아름답다. V자 모양으로 뻗은 줄기는 멀리서 보면 눈부실 듯 하얗다. 지금은 헌법재판소가 들어와 있지만 옛날에 이곳은 풍양 조씨 집안이 대대로 살던 터라고 한다. 조선 시대에 풍양 조씨는 판서를 아홉 명이나 배출한 명문이었다. 영조 때는 조상경 판서가 살았던 집이었다. 풍양 조씨가 득세할 때는백송의 껍질이 유난히 희게 보였다 한다. 조선 시대 말에 안동 김씨가 세력을 얻으면서 백송은 흰빛을 잃어갔다는 얘기가 전한다. 물론 풍양 조씨 쪽에서 만들어낸 말일 것이다. 누구나 자기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뒤에 이 .. 천년의나무 2010.09.17
송포 백송 이 백송은 경기도 일산구 덕이동에 있는데 이곳의 옛 지명이 송포(松浦)였던 관계로 보통 송포 백송이라고 지금도 부른다. 이 나무를 만나러 가는 길은 무척 힘들었다. 덕이초등학교에서부터 묻기를 수 차례, 복잡한 골목길을 헤치고 나서야 겨우 만날 수 있었다. 백송은 존재하는 그 자체로 희귀성이 있다. 오래된 백송은 우리나라 전체를 통틀어도 열 그루 내외일 것이다. 그리고 대개의 백송은 중국과 연관된 유래가 전한다. 대부분의 백송은 중국에 사절로 갔던 선비들이 심었거나, 중국 사절이 선물로 가져온 것들이다. 이 백송 역시 조선 선조 때 유하겸이라는 사람이 중국 사절에게 선물 받은 것이라고 한다. 또 다른하나는 세종 16년(1434)김종서 장군이 개척한 육진에서 복무하던 최수원 장군이 고향에 오는 길에 가져다가.. 천년의나무 2009.03.03
홍릉수목원 백송 홍릉수목원에 갈 때면 꼭 이 백송을 찾아가서 만난다. 1938년 생이니 나이는 그리 많이 되지 않았지만 백송 자체가 워낙 희귀해 비록 큰나무는 아니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넉넉히 눈요기가 된다. 그런데 홍릉수목원의 백송은 피사의 사탑 마냥 한쪽으로 기울어 있다. 중국 원산인 백송이 우리 기후에 잘 맞지 않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소나무 종류 중에서 가장 보기 어렵고 그래서 귀한 대우를 받는다. 천연기념물의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모두 백송들이다. 예로부터 백송은 양반 중에서도 내노라 하는 집안에서만 기를 수 있었다 한다. 백송은 흰색의 수피가 특징이다. 그래서 전에는 백골송(白骨松), 백피송(白皮松)으로도 불렸다. 잎은 세 가닥이어서 다른 소나무와 구별된다.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잣나무에 더 .. 천년의나무 2007.11.13
신대리 백송 너무 단 맛은 입맛을 잃게 하고, 너무 화려한 구경거리는 뒤의 경치를 시시하게 만든다. 로마 구경은 맨 나중에 하라는 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가 처음 만난 백송이 헌법재판소 구내에 있는 재동 백송이었는데 지금 보니 우리나라에서 가장 멋진 나무였다. 그것이 나무에 관심을 갖게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지만 동시에 눈맛을 버려놓기도 한 셈이다. 그 뒤에 만나는 백송들이 기대에 못 미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천 신대리에 있는 백송은 마을 뒤쪽 경사진 언덕에서 자라고 있다. 높이는 16 m 가량으로 키도 크고 모양새도 좋다. 그러나 백송의 가장 큰 특징이 줄기 색깔인데 이 나무는 흰색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나무의 큰 줄기는 재동 백송과 마찬가지로V자 모양으로 갈라져 있다. 안내문에 보면 지금으로부터 약 210.. 천년의나무 2005.10.01
조계사 백송 경복궁 둘레에는 오래 된 백송(白松)이 몇 그루 남아 있다. 관청이나 양반가에서 고이 길렀던 것으로 보이는데, 전국적으로도 얼마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백송은 무척 귀하고 상서로운 나무로 대접을 받았을 것 같다. 그 중의 하나가 천연기념물 제 9호로 지정된 조계사 경내에 있는 이 백송이다. 조계사는 한양 도성 내에 있는 유일한 본사로 1395년에 건립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대표 사찰임에도 불구하고 터는 비좁고 볼 품이 없다. 조선조 시대에 불교에 대한 대접이 시원치 않았음을 한 눈에 짐작할 수 있다. 그나마 도성 내에 이런 사찰을 허락한 것만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조계사 대웅전은 지금공사중이어서 경내 분위기는 더욱 어수선하다. 수령이 500년으로 추정되는 이 백송은 대웅전과 공사.. 천년의나무 2004.12.26
재동 백송 지난 주말 오후에는 동료 K와 같이 종로구 재동(齋洞)에 있는 백송(白松)을 보러 갔다. 지금은 헌법재판소 구내에 속해 있는데 정문 수위실에 백송을 보러 왔다고 하니선선히 통과시켜 준다. 본관 건물을 왼쪽으로 끼고 돌아서니 뒤편 얕은 언덕 위에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비록 철기둥에 몸을 기대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품위가 손상되어 보이지는 않는다. 백송은 누가 보아도 절대 그 이름을 잊어버리지 않는다. 흰색 줄기가 워낙 특이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재동 백송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아름다운 나무라고 하는데 과히 그 명성이 헛되지 않음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가까이 다가갈 수록 연신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백송은 중국 북경 부근이 원산지로 번식시키기가 까다로워 희귀한 나무이다. 중국에서 .. 천년의나무 2004.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