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 3

사곡리 복사꽃

복사꽃이 피면 과년한 딸을 둔 부모는 안절부절못한다. '앵두나무 우물가'보다 더 위험한 곳이 복사꽃밭이 아니던가. 복사꽃의 요염한 색깔이 춘정(春情)을 일깨우는 봄이 한창이다. 장호원 일대는 복숭아 과수원이 많다. 그중의 한 군데 사곡리를 찾았다. 사곡리는 온통 복숭아나무에 둘러싸인 마을이다. 복숭아밭 한가운데에 있는 미루나무가 눈길을 끈다. 어릴 때는 신작로와 개울가에서 자주 보았던 나무인데 이제는 천연기념물처럼 귀해졌다. 복사꽃과 미루나무를 보니 고향과 거기서 뛰어놀던 유년 시절이 그리워진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들의향기 2019.04.24

복사꽃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복사꽃을 보면 왜 그런지 이 노래가 떠오른다. 다른 사람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가만히 흥얼거리기도 한다. 연분홍 꽃 색이 봄의 설렘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복사꽃은 예로부터 남녀의 연심(戀心)을 나타낸다. 사주팔자에 도화살(桃花殺)이라는 용어가 있다. 색기(色氣)가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좋게 말하면 이성으로부터 인기가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옛날에는 여자 사주에 있는 도화살은 금기시되었다. 그러나 세상은 변해서 요사이는 도화살을 굳이 감추지 않는다. 섹시하다는 말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특히 연예인은 도화살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복숭아 과수원 텃밭에서 일을 할 때 머리 위에는 복사꽃이 환했다. 흙을 만지는 일이 더욱 흥겨웠다. 이럴 줄 알..

꽃들의향기 2013.05.05

복사꽃을 보러 백족산에 가다

복사꽃을 보러 장호원 백족산에 찾아갔다. 서울에서 1 시간 30 분 거리에 있는 장호원은 복숭아 산지로 유명한데 전부터 이곳의 복사꽃을 보고 싶었다. 산등성이를 따라 피어 있는 연분홍 꽃밭은 머리 속으로만 그려오던 상상이 풍경화였다. 무릉도원(武陵桃源)이란 말이 있듯 복사꽃은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또한 복사꽃의 연분홍 색깔은 고혹적이면서 육감적이다. 복사꽃은 에로스에 어울리는 꽃이다. 그러나 애써 찾아간 날은 이미 절정이 때를 지나 가빴던 호흡이 가라앉고 있었다. 그리던 꽃을 만나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또한 내년을 기다리는 설레임이고 즐거움일 수 있다. 백족산(白足山)에서는 장호원 읍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백족산은 장호원에 인접한 ..

꽃들의향기 2009.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