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과 불두화를 자주 헷갈렸다. 꽃 생김새로는 구분하기가 애매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잎을 살피면 된다. 수국은 일반적인 모양이지만 불두화 잎은 담쟁이처럼 세 갈래로 갈라져 있다. 불두화(佛頭花)가 한창인 때다. 불두화는 꽃이 부처님 머리처럼 생겼다고붙은 이름인데 그래선지 절에서 이 꽃을 많이 볼 수 있다. 더구나 불두화는 암술과 수술이 없는 무성화로 그냥 꽃잎만 있다. 향기가 없으니 벌이나 나비가 찾지 않는다. 그래서 더 절에 어울리는지 모르겠다. 수국도 마찬가지다. 이런 종류는 씨앗이 없으므로 포기나누기나 꺾꽂이로 번식을 시켜야 한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풍성하게 피어 있는 불두화를 보면 마치 뭉게구름이인 것 같다. 그러나 그런 눈부심 뒷면에는 스스로는 후손을 남길 수 없는 슬픔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