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2

한 여인의 죽음

장맛비는 추적추적 내리는데 한 여인의 죽음이 내 마음을 아프고 무겁게 짓누른다. 새만금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계화도 어민 류기화 님이 불의의 사고로 별세했다는 소식 때문이다.갯벌의 그레질로 생계를 이어오던 님은 여느 때처럼 백합을 잡기 위해 갯벌에 나갔다가 깊은 곳에 빠져 변을 당했다고 한다. 님에 대해서는 새만금 반대운동이 한창일 때 어느 TV 프로그램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아마 그때 프로그램 제목이 '새만금의 여전사'였다고 기억하는데, 야성적인 모습으로 새만금 반대운동에 앞정서는 모습을 감명 깊게 보았다. 동시에 방관자로 남아있는 나 자신이 무척이나 부끄럽게 느껴졌었다. 새만금 방조제 둑이 완성되면서 바다 물길이 달라지고 군데군데 뻘이 생겨, 님은 이같은 뻘에 빠져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

사진속일상 2006.07.15

늪 / 오태환

다슬기 다슬다슬 물풀을 갉고 난 뒤 젖몽우리 생겨 젖앓이하듯 하얀 연蓮몽우리 두근두근 돋고 난 뒤 소금쟁이 한 쌍 가갸거겨 가갸거겨 순 초서草書로 물낯을 쓰고 난 뒤 아침날빛도 따라서 반짝반짝 물낯을 쓰고 난 뒤 검정물방개 뒷다리를 저어 화살촉같이 쏘고 난 뒤 그 옆에 짚오리 같은 게아재비가 아재비아재비 하며 부들 틈새에 서리고 난 뒤 물장군도 물자라도 지네들끼리 물비린내 자글자글 산란産卵하고 난 뒤 버들치도 올챙이도 요리조리 아가미 발딱이며 해찰하고 난 뒤 명주실잠자리 대롱대롱 교미交尾하고 난 뒤 해무리 환하게 걸고 해무리처럼 교미交尾하고 난 뒤 기슭어귀 물달개비 물빛 꽃잎들이 떼로 찌끌어지고 난 뒤 나전螺銓같은 풀이슬 한 방울 퐁당! 떨어져 맨하늘이 부르르르 소름끼치고 난 뒤 민숭달팽이 함초롬히 털며..

시읽는기쁨 2006.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