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등골나물 3

서양등골나물(2)

이즈음 산야에서는 하얀 서양등골나물 꽃을 흔히 볼 수 있다. 들국화류와 함께 제일 많이 보이는 꽃일 것이다.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원성을 받지만 척박할수록 잘 자라 헐벗은 땅을 덮어준다. 동네의 벌목한 산등성이에도 서양등골나물이 제일 먼저 나타나 꽃을 피웠다. 서양등골나물은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귀화식물이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는 40년 정도 되었다. 어떤 경로로 들어왔는지는 모르지만 왕성한 번식력으로 토종식물을 밀어내고 산야를 점령해가고 있다. 한때는 서양등골나물 퇴치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서양등골나물이 무슨 죄가 있을까. 너도 너무 욕심 내지 말고 숲의 다른 동무들과 사이좋게 지내렴.

꽃들의향기 2023.10.12

안산과 인왕산을 넘다

희뿌연 가을이다. 서대문 냉천동에서 안산에 들었다. 작년에 가끔 찾아와 아픈 가슴을 달랬던 그 길이다. 일 년이 지났다. 상처는 아무는 듯 하다가 다시 저려온다. 생각만 하면. 전화 벨이 울렸다. 베낭에서 꺼내다가 끊어졌다. 고종사촌 이름이 떠 있다.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계속 통화중이었다. 병환 중인 고모부 얼굴이 떠올라 산길이 시무룩했다. 너는 왜 이 땅에 와서 이렇게 천대 받고 있는 거니? 생긴 대로 살아가는 서양등골나물은 그저 억울할 뿐이다. 안산 정상을 지난 후 무악재역으로 내려왔다. 배가 고파 분식집에서 라면을 먹었다. 육교를 건너 홍제동에서 인왕산으로 방향을 돌렸다. 달동네 골목길을 헤매다가 겨우 입구를 찾았다. 기차놀이 하지 않을래요? 기차바위에서는 낯선 사람에게도 그렇게 말을 붙이고..

사진속일상 2015.10.08

서양등골나물

초겨울에 접어든 이맘때에는 들이나 산에서 볼 수 있는 꽃은 거의 없다. 그런데 얼마 전 남산에 갔을 때 산책로를 따라 무리지어 피어있는서양등골나물을 보았다. 대부분의 풀들은 시들고 나무들도 잎을 떨어뜨려 겨울 준비를 하는 이 때, 홀로 환하게 하얀 꽃을 피우고 있는 이 풀의 강인한 생명력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서양등골나물은 북아메리카 원산의 외래종이다.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도 이 풀은 우리 고유의 생태계를 파괴할 정도로 번식력이 좋아 환경부에서는 위해 식물로 분류를 해놓고 있다. 식물계의 황소개구리인 셈이다. 전에 자주 다녔던 대모산에서도 이 풀을많이 보았다. 어떤 곳에서는 계곡 전체가 서양등골나물에 점령되어 있었다. 그러나 흰색의 작은 송이들이 모여 피는 꽃은 밝고도 환하다...

꽃들의향기 2005.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