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한테서 부채를 선물 받았다. 서예가 취미인 친구라 손수 붓글씨를 적었다. 좋아하는 글귀가 있느냐고 물어왔을 때 아무 거나 괜찮다 했더니 공자님 말씀을 넣어 주었다. 良藥苦口利於病 忠言逆耳利於行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는 이롭고, 충성스런 말은 귀에 거슬리나 행하는 데는 이롭다. 요즘은 이런 부채 들고 다니는 사람이 드물지만 나한테는 딱 맞는 용도가 있다. 바둑 둘 때다. 한 손으로 살랑살랑 부채를 흔들며 멋스레 바둑을 두고 싶다. 바둑 한 판이 주는 교훈이 이 구절의 의미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