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사나무 2

십리포 소사나무숲(2)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었다'라고 노래한 시인이 있었다. 인천시 영흥도 십리포해수욕장에 있는 소사나무숲을 보면서 시의 그 구절이 떠올랐다. 세찬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비틀리고 굽고 한 쪽으로 누운 나무들을 키운 건 팔할 이상이 바람이었다. 대부도에 간 길에 일부러 영흥도까지 나가 보았다. 십리포에 있는 소사나무숲을 보기 위해서였다. 5년 만이었다.그러나 이번에는 겨울 칼바람에 잠시 서 있기도 힘들었다. 겨우 사진 몇 장 찍고 뒤돌아나왔다. 척박한 모래밭에서 이런 매운 해풍을 맞으며 100년 이상의 삶을 살아온 이 나무들의 생명력은 도대체 얼마만큼 질긴 것일까? 섬사람들은 해풍을 막기 위해 바닷가를 따라 소사나무를 심었다. 다른 나무도 심었지만 다 죽고 결국 소사나무만 살아 남았다. 130년 전 일이었..

천년의나무 2011.01.29

참성단 소사나무

강화도 마니산 참성단(塹星壇)은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올리던 제단으로 전해지고 있다. 옛 기록에 따르면 단군은 평양에 도읍한 후 뒤에는 이곳 마니산으로 옮겨제단과 성을 쌓고 천제를 올렸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곳은 개국설화와 관계된 신성한 곳이다. 고래시대 때부터는 임금이나 제관이 찾아와 여기서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 이 참성단 안에 나무 한 그루가 있다. 태백산 박달나무 아래서 나라를 열었다는 단군 설화를 생각하면 박달나무여야 할 것 같은데 엉뚱하게도 소사나무라고 한다. 소사나무는 마니산에서흔히 볼 수 있는데 해변가에서 잘 자라는 키 작은 나무다. 영흥도 십리포 해수욕장에는 대규모 군락지가 있다. 몇 년 전에 찾아가 보았을 때는 여러 갈래로 갈라진 울퉁불퉁한 줄기가 인상적이었다. 참성단은 출입이 금지되어..

천년의나무 2008.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