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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인간

1996년 3월 27일, 알제리에 있는 티베린 수도원에서 프랑스인 수사 일곱 명이 반군에게 납치되었다. 반군은 인질과의 교환 협상을 벌이다가 거부당하자 두 달 뒤 수사 전원을 살해했다. '신과 인간'은 이 실화를 다룬 영화다. 이슬람 근본주의와 배타적 민족주의로 무장한 반군은 사전에 수사들에게 알제리를 떠날 것을 경고한다. 정부 쪽도 같은 권고를 한다. 그러나 수사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남기로 결정한다. 거듭된 생존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일상 생활을 하면서 신의 부름에 충실히 따른다. 영화는 차분하고 담담하게 그들의 고뇌와 의지를 그려 나간다. 영화에는 인상적인 두 장면이 있다.기관총을 장착한 전투용 헬기가 굉음을 내며 수도원 바로 위에 떠서 협박한다. 그 소리에 맞서 수사들은 수도원 안에 함께 모여 찬송을..

읽고본느낌 2012.01.26

신을 위한 변론

서구에서는 지금 무신론이 유행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을 쓴 리처드 도킨스나 를 쓴 크리스토퍼 히친스 등이 있다. 이런 종류의 저서들은 미국에서도 인기를 끌었고 국내에도 번역되어 소개되어 있다. 나도 그중 몇 권을 읽어 보았다.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지만 지나치게 편파적이지 않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깊이가 부족한 것도 흠이었다. 그런 면에서 카렌 암스트롱(Karen Armstrong)의 은 객관성을 갖추고 있고 학문적 깊이도 상당하다. 원제는 이다. 저자는 수녀로 살다가 환속해서 비교종교학을 공부한 학자다. 그리고 종교간의 화해와 협력을 이끌기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종교와 신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구석기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종교와 사상사를 관통하면서 알기 쉽게 설명한다..

읽고본느낌 2011.06.02

신은 위대하지 않다

크리스토퍼 히친스(C. Hitchens)는 스스로를 물질주의자라 부른 대로 신과 종교에 대해 극단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요사이 반종교적인, 구체적으로는 반기독교적인 책이 유행하는데 히친스가 쓴 도 그런 계열의 책이다. 내가 읽어본 중에서는 상당히 과격한 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도킨슨의 과 비슷하지만 종교를 비판하는 관점은 약간 다르다. 저자가 종교를 비판하는 근거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책에는 종교라는 이름으로 저지른 인류의 광기와 악행들로 가득 차 있다. 저자가 보기에 종교는 아편이며 독이다.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된 만행과 죄악의 사례는 산더미보다 많다. 책을 읽다보면 인류는 종교라는 형식을 빌려 내면의 악을 배설해내는 것 같다. 그러나 너무 유물론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어 편향된 시각이라는 ..

읽고본느낌 2010.06.19

신의 역사

카렌 암스트롱이 쓴 ‘신의 역사’를 읽었다. 부제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의 4000년간 유일신의 역사’로 되어 있듯이 세계의 대표적 유일신교인 세 종교의 신 관념의 변화를 서술한 책이다. 두 권으로 된 두꺼운 책이지만 흥미 있게 읽었고, 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종교인, 특히 우리나라의 기독교인이 꼭 한 번씩 읽어보았으면 싶은 책이다. 저자는 ‘신 자체’와 ‘신 관념’이 엄격히 구별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신 관념은 인간이 만든 것이고, 그 관념들이 상징하는 실재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나도 이 점이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깨달은 사실이다. 이 사실을 혼동하거나 착각함으로써 종교적 오류나 독단에 빠질 위험성이 커진다. 신의 관념은 시대적 상황에 따라 변해왔으며 어쩌면 시대적 욕구에 부응..

읽고본느낌 2006.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