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두리 3

신두리 해당화

신두리 사구 지대에는 사초가 많이 자란다. 사초는 종류가 워낙 많아 하나하나 구별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모래 언덕 군데군데 해당화가 피어 있다. 건조한 풍경 중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는 것 같다. 이런 데서 피는 걸 보니 해당화도 생명력이 엄청나게 질긴 식물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큰 꽃을 피어내다니 대단하다. 해당(海棠)의 '당(棠)'은 '아가위 당'으로 산사나무 열매를 뜻한다. 확인은 못 했지만 둘의 열매가 닮았는지 모른다. 해당화가 피는 5, 6월에 섬마을 처녀는 선생님을 사모하게 되었을까. 해당화를 보면 저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꽃들의향기 2018.05.30

서산, 태안 나들이

답답했다. 바깥 바람을 쐬면 나을까 싶었다. 선뜻 선택한 곳이 태안과 서산 지역이었다. 백제의 미소를 만나 보면 웃음기가 돌까. 개심사에서는 꽁꽁 언 마음을 열 수 있을까. 그리고 신두리의 쓸쓸한 바다 풍경을 보고 싶었다. 이 셋은 오래 전부터 단골 코스였다. 은퇴한 이후로는 뜸했다. 찾아가야 할 이유가 줄어든 탓이리라. 생활은 안정되었지만 역동적이지는 않다. 한 쪽을 얻으면 한 쪽을 잃는다. 묘하다. 고정된 석상이라도 기분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오늘은 천진한 미소가 보이지 않는다. 내가 맑아야지 부처님을 만날 수 있는 게 아닐까. 돌아서는 발걸음이 무겁다. 개심(開心), 이름 때문에 들러보고 싶어지는 곳이다. 마음을 연다는 게 무엇일까. 편견과 아집을 버리는 것일까. 창문을 열듯 마음도 열어지는 것일..

사진속일상 2018.05.29

신두리 해안사구

하늘은 잔뜩 흐렸고 가는 비도 내렸다. 신두리 해안의 모래언덕[沙丘]과 잘 어울리는 날씨였다. 만약 바람까지 불었더라면 금상첨화였을 것이었다. 신두리 모래언덕은 익숙한 풍경이 아니다. 마치 낯선 행성에 불시착한 느낌을 받는다. 신두리 모래언덕은 황량하면서 쓸쓸하다. 그러나 그곳은 모래땅에서 살아가는 질긴 생명력이 가득한 곳이기도 하다. 쓸쓸하고 외로운 사람은 신두리 모래언덕을 찾아보라. 너른 벌판에 서서 홀로 바람을 맞아보라. 인생이란 원래 그렇게 쓸쓸한 것이라고 바람이 말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쓸쓸한 사람이 따스한 자연의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여기다. 해안사구(海岸沙丘)는 해류에 의해 운반된 모래가 바람의 작용을 받아 낮은 구릉 모양으로 쌓여서 만들어진 해안지형이다. 태안군 원북면 신..

사진속일상 2009.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