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시내에서 볼일을 보고 저녁 약속 장소인 안양예술공원으로 갔다. 3시간의 여유가 생겨 천천히 산책하며 공원을 둘러보기로 했다. '예술'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으니 혹 북 카페라도 있으면 책이라도 보며 쉴 요량이었다. 전에는 안양유원지라고 했는데 언제부턴가 안양예술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유원지보다는 예술공원이 훨씬 고상하고 품격 있게 들린다. 무엇이든 작명이 중요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개명만 한다고 포장이 내용을 대치할 수는 없다. 여기는 공원이기보다는 음식 거리라고 하는 편이 더 어울릴 것 같다. 길을 따라 먹고 마시는 가게들밖에는 없다. 여관이나 모텔이 전시장이나 공연장보다 더 자주 보인다. 이름은 예술공원이지만 예술적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조각 작품들이 산재해 있지만변방으로 밀려나 있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