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 3

2016 제주도(1) - 오름

회사에 다니는 첫째가 연초에 시간 여유가 생겨 아내와 셋이서 제주도에 다녀왔다. 4박5일을 계획했으나 상황이 변해서 다시 4박을 연장해 총 9일이 되었다. 이번에는 관광지를 바쁘게 돌아다니기보다 맛있는 걸 먹으며 쉬는 위주로 컨셉을 잡았다. 그냥 현지 날씨에 맞추어 마음 내키는 대로 움직였다. 이번에 오름은 세 곳을 올랐다. 정물오름, 거문오름, 큰지그리오름이었는데 그중에서 정물오름은 나 혼자서 찾아간 곳이다. 정물오름은 제주도 서쪽 이시돌목장 옆에 있다. 남쪽 방향으로는 바다가 보이는 전망이 참 좋은 표고 469m의 오름이다. '정물'이라는 샘이 있어 붙은 이름이다. 오름의 형태는 남서쪽에서 다소 가파르게 솟아올라 꼭대기에서 북서쪽으로 완만하게 뻗어내렸다. 북서쪽으로 넓게 벌어진 말굽형 화구를 가지고 ..

사진속일상 2016.01.15

제주도 4박5일 - 한라산 사라오름

한라산 백록담에 오르다가 체력이 방전되어 포기하고 샛길로 찾아간 사라오름이다. 꿩 대신 닭이었다. 성판악 코스가 이렇게 돌투성이로 험한 길인 줄은 미처 몰랐다. 20년 전 한겨울에 이 길로 백록담에 올랐는데 그때는 눈으로 다져져 있어 평탄했던 기억만 남아 있었다. 성판악 코스를 너무 우습게 봤다. 9시에 성판악 탐방안내소를 출발하여 속밭 대피소, 사라악샘을 거쳐 진달래밭 대피소(1,500m)에 도착하니 오후 1시 가까이 되었다. 백록담 등정 제한 시간에는 겨우 맞추었으나 자신이 없었다. 흙길 4시간이었다면 무리가 되지 않았겠으나 돌길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더구나 등산화가 아닌 트레킹화를 신어서 발바닥도 아팠다.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간단한 점심을 하고 내려오는 길에 들른 곳이 사라오름이다. 사라오름은..

사진속일상 2014.06.15

오름

은퇴 전후의 때가 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같이 돈을 모아 전셋집을 하나 마련하자고 누군가가 제안했다. 2년씩 각 지방을 돌아가며 집을 장만하고 서로 필요할 때 사용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서로 별 부담 없이 자유롭게 전국을 돌아가며 지낼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럴 듯 했다. 각자 크게 부담되지 않는 금액으로 지방의 작은 아파트를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다. 내 거처를 소유해서 고정된 장소에 묶이기보다는 그렇게 자유롭게 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마음만 맞는 친구들이라면 혼자인 경우보다 적적하지 않고 더 나을지 모른다. 나는 은퇴한 뒤에 제주도에 가서 한 2년 살고 싶다. 바다바람도 실컷 맞고 한라산도 계절대로 오르고 싶다. 그리고 특히 하고 싶은 게 있다. 제주도 오름들을 찾아보..

길위의단상 2010.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