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에 있는 설봉산(雪峯山)은 따스한 추억이 있는 산이다. 갑자기 그곳에 다시 가고 싶어졌다. 오후가 되어서야 아내와 집을 나섰다. 이런 게 백수의 좋은 점이다. 마음만 먹으면 어느 때라도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다. 산 아래 있는 설봉공원은 예전과 달리 깔끔하게 단장되었다. 건물도 많이 들어섰다. 너무 많이 변해 전에 올랐던 입구는 찾지를 못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오른쪽 길을 따라 산에 들었다. 설봉산 산림욕장이라는 나무문을 지났다. 호암약수터를 지나 능선에 오르면 설봉산성(雪峯山城)이 나타난다. 유물로 볼 때 삼국시대 백제의 석성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산성 둘레는 약 1km이고, 칼바위 부근에 장대 건물터도 발견되었다. 두 개의 판석이 마치 날카로운 칼처럼 생겼다. 칼바위 부근에 있는 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