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른 사람보다 잘 할 수 있는 것은 그나마 운전이다. 운전대를 잡으면 기분이 고양되면서 엔도르핀이 샘솟는다. 종일 운전해도 피곤하거나 질리지 않는다. 무엇이건 즐기면 힘든 줄을 모른다. 나는 즐기면서 운전을 한다. 젊었을 때는 드라이브가 취미였다. 비가 오는 날이면 어김없었다. 속력을 높여 고속도로를 달리면 답답하던 가슴이 뻥 뚫렸다. 국도는 국도대로 달리는 맛이 있었다. 집 벽에는 대형 우리나라 전도가 걸려 있었는데, 내가 운전한 길은 빨간색으로 표시했다. 우리나라 전체를 빨간색으로 덮는 게 목표였다. 그래서 안 간 길을 찾아 일부러 빙 돌아가는 일이 흔했다. 운전을 직업을 선택했다면 훨씬 더 인생을 즐길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언젠가 캐나다를 동서로 횡단하는 트럭 기사 스토리를 TV로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