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6

울릉도 해국

울릉도는 작은 섬이지만 식물 생태는 다양하다. 750여 종의 식물이 살고 있고, 지구상에서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특산식물도 32종이나 된다. 짧은 울릉도 여행에서 식물까지 살필 여유는 없었다. 그러나 스쳐 지났던 길이지만 나리분지 주변의 천연 원시림의 규모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11월 초의 울릉도에서 제일 많이 본 꽃이 해국이었다. 바닷가 바위 절벽에, 심지어는 마을의 돌 축대 틈에서도 해국이 자라고 있었다. 특히 화산암 검은 바위 틈에서 자라고 있는 해국은 독특한 아름다움을 내뿜고 있었다. 울릉도 해국은 육지 해국에 비해 분포 밀도가 높고 꽃도 컸다. 울릉도 가을 풍경의 주인공은 해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울릉도 북면에는 바다와 함께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가 많다고 한다. 다시 울릉도에..

꽃들의향기 2017.11.05

울릉도(2)

아침 9시에 강릉에서 출발한 배는 12시에 울릉도 저동항에 도착했다. 꼭 세 시간이 걸렸다. 양로원에서 단체로 온 노인들이 얼마나 배멀미를 하는지 세 시간이 고역이었다. 덩달아 아내도 막바지에는 여러 차례 토했다. 2박 3일의 울릉도 여행은 힘겹게 시작되었다. 지금은 쾌속선이기 망정이지 예전에는 10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했다는데, 울릉도 가기가 외국 나가기보다 더 힘들었을 게 짐작이 된다. 울릉도를 오가는 배 표만 예매를 했지 다른 것은 모두 현지에서 부딪치기로 했다. 먼저 숙소를 정하는 게 우선이었다. 터미널 안내소에서 조용하게 묵을 숙소에 대해 문의하니 '독도 호텔'을 추천해 주었다. 신축 건물에 시설도 만족스러웠다. 다만 일박에 8만 원으로 다른 데 비하면 비싼 편이었다. 하지만 편안한 잠자리가 우..

사진속일상 2017.11.05

울릉국화

울릉도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식물이다. 옛날에는 울릉도에서 가을이면 흔하게 피어났다는데 지금은 나리분지의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천연기념물이면서 멸종위기식물로 지정되어 있다. 울릉국화는 구절초와 똑 같이 생겼다. 울릉국화라 부르기 보다는 울릉구절초라고 해야 맞겠다. 구절초와 다른 점은 잎이 윤기를 띠고 있다는 데 그것도 전문가가 아니면 제대로 구분하지 못 할 것 같다. 흥미로운 점은 울릉국화를 육지에서 기르면 잎의 윤기가 없어진다고 한다. 꽃은 9, 10월에 피는데, 이미 시들어가는 울릉국화를 나리분지에서 보았다. 사람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쳐 놓고 보호하고 있었다. 없어지는 데는 순식간이지만, 다시 원상태로 복구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것 같다. 사람 곁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기..

꽃들의향기 2017.11.04

울릉도(1) - 성인봉

울릉도 둘째 날, 천부로 가는 6시 45분 버스를 탔다. 나리분지에서 성인봉을 올라 저동으로 내려갈 계획이었다. 일주도로를 시계 방향으로 달린 버스는 8시에 천부에 도착했다. 저동에서부터 1시간 10분이 걸렸다. 천부에서 대기하고 있는 버스를 갈아타니 20분 만에 나리분지에 닿았다. 나리분지에 있는 식당에서 산채비빔밥으로 아침을 먹었다. 남은 밥은 비닐에 싸서 배낭에 챙겼다. 간단한 점심 요기로 유용했다. 9시부터 성인봉 등반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평탄하고 너른 길이 30분 정도 이어졌다. 나리분지는 그만큼 넓다. 화산 폭발 후 함몰된 칼데라 지형인데 만약 물이 찼다면 천지 같은 큰 호수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울릉도에서는 보기 어려운 평지다. 숲에는 너도밤나무가 많다. 천천히 걷고 싶은 아름다운 길이다...

사진속일상 2017.11.04

울릉도 / 유치환

동쪽 먼 심해선(沈海線) 밖의 한 점 섬 울릉도로 갈거나 금수(錦繡)로 굽이쳐 내리던 장백(長白)의 멧부리 방울 뛰어 애달픈 국토의 막내 너의 호젓한 모습이 되었으리니 창망(蒼茫)한 물굽이에 금시에 지워질 듯 근심스레 떠 있기에 동해 쪽빛 바람에 항시 사념(思念)의 머리 곱게 씻기우고 지나 새나 뭍으로만 뭍으로만 향하는 그리운 마음에 쉴 새 없이 출렁이는 풍랑 따라 밀리어 오는 듯도 하건만 멀리 조국의 사직(社稷)의 어지러운 소식이 들려 올 적마다 어린 마음 미칠 수 없음이 아아, 이렇게도 간절함이여! 동쪽 먼 심해선(沈海線) 밖의 한 점 섬 울릉도로 갈거나 - 울릉도 / 유치환 아직 못 가본 섬들이 많다. 울릉도, 홍도, 흑산도, 백도, 청산도 등등. 외국으로만 눈을 돌릴 게 아니라 내 나라도 찾아가봐..

시읽는기쁨 2012.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