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 먼 심해선(沈海線) 밖의
한 점 섬 울릉도로 갈거나
금수(錦繡)로 굽이쳐 내리던
장백(長白)의 멧부리 방울 뛰어
애달픈 국토의 막내
너의 호젓한 모습이 되었으리니
창망(蒼茫)한 물굽이에
금시에 지워질 듯 근심스레 떠 있기에
동해 쪽빛 바람에
항시 사념(思念)의 머리 곱게 씻기우고
지나 새나 뭍으로만 뭍으로만
향하는 그리운 마음에
쉴 새 없이 출렁이는 풍랑 따라
밀리어 오는 듯도 하건만
멀리 조국의 사직(社稷)의
어지러운 소식이 들려 올 적마다
어린 마음 미칠 수 없음이
아아, 이렇게도 간절함이여!
동쪽 먼 심해선(沈海線) 밖의
한 점 섬 울릉도로 갈거나
- 울릉도 / 유치환
아직 못 가본 섬들이 많다. 울릉도, 홍도, 흑산도, 백도, 청산도 등등. 외국으로만 눈을 돌릴 게 아니라 내 나라도 찾아가봐야 할 데가 수두룩하다. 어디 섬뿐이랴. 올라야 할 산이며, 걸어보고 싶은 길이 또 얼마나 기다리고 있는가.
10월 하순에 울릉도에 가기로 했다. 그때면 성인봉 단풍도 한창일 것이다. '동해 먼 심해선 밖의 한 점 섬 울릉도로 갈거나' - 이 한 구절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머릿속에서는 이런저런 계획이 명멸하고 있다.
첫째 날 - 강릉 출발, 도동 도착. 오후는 유람선 타고 해상 일주. 도동에서 일박.
둘째 날 - 성인봉 등산. 나리분지에서 일박.
셋째 날 - 추산 산책. 내수진~석포 옛길 걷기. 행남산책로 걷기.
넷째 날 - 독도 탐방(또는 태하령 옛길 걷기).
다섯째 날 - 도동 출발, 강릉 도착.
* 보고 싶은 것 - 쪽빛 바다, 울릉도 일출과 일몰, 성인봉 원시림과 단풍, 도동 향나무, 울릉국화 등.
올여름에 아는 사람 여럿이 울릉도에 다녀왔다. 그들의 얘기를 듣고 사진을 보니 더욱 울릉도에 가고 싶어졌다. 여행을 앞두고 이렇게 설레는 것도 처음이다. 내 마음은 벌써 울릉도에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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