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헌이 노나라에 살 때 한 칸의 움집 방에 생풀로 지붕을 이었고 쑥대로 엮은 문은 불안했고 뽕나무로 지도리를 삼았고 깨진 독으로 창문을 만든 방이 둘인데 헌 옷으로 막았다. 위에서는 비가 새고 아래는 습한데 바르게 앉아 비파를 타고 있었다. 자공은 큰 말을 타고 감색 바탕에 겉은 흰 줄이 있는 옷을 입고 수레가 다닐 수 없는 골목이라 걸어서 원헌을 찾아왔다. 원헌은 화산관을 쓰고 발뒤축이 없는 신발을 신고 명아주 지팡이를 짚고 문 앞에서 맞이했다. 자공이 물었다. "오! 선생은 어찌 병색이오?" 원헌이 응답해 말했다. "제가 듣기로는 재산이 없는 것을 가난이라 하고 배우고도 실천하지 않는 것을 병통이라 합니다. 지금 저는 가난할 뿐 병통이 아닙니다." 자공은 우물쭈물하면서 난감한 표정이었다. 원헌은 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