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님은 나이 예순을 이순(耳順)이라 했다. 말 그대로 '귀가 순해진다'는 뜻이다. 어떤 소리도 귀에 거슬리지 않는다. 칭찬이나 비난이 똑같이 들린다. 시비를 가리려는 마음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어떤 말도 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달관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공자는 천하를 유랑하며 온갖 세상 풍파를 다 겪었다. 숱한 곤경을 당하고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겼다. 60대는 그분이 한창 주유천하 하던 시기다. 68세 때 고향 곡부에 돌아와 교육 사업에 전념한다. 자기 뜻대로 안 되는 게 있음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귀가 순해졌다는 게 그런 뜻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공자님의 이순에 대해 느끼는 바가 많다. 내 나이도 예순이다. 그러나 나는 귀가 순해지는 게 아니라 점점 예민해지니 어찌 된 일인가. 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