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4

터닝 포인트: 9/11 그리고 테러와의 전쟁

9/11 테러가 일어난 지 20년이 지났다. 며칠 전에 그라운드 제로에서 추도식이 열리는 뉴스를 봤다. 21세기에 접어들자마자 발생한 이 미증유의 테러로 미국만 아니라 전 세계가 충격과 공포에 빠졌다. 여객기가 무역센터에 충돌하고 이어서 건물이 붕괴하는 장면은 지금 봐도 모골이 송연하다. 최근에 넷플릭스에 나온 다큐멘터리 드라마 '터닝 포인트: 9/11 그리고 테러와의 전쟁(Turning Point: 9/11 and the War on Terror)'은 테러가 일어난 배경과 미국의 보복 과정을 복기하듯 보여준다. 사건에 관여한 다양한 사람들의 인터뷰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9/11과 이후 경과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사실성 높은 다큐멘터리다. 발단은 19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이었다. 미국은 반..

읽고본느낌 2021.09.16

아라비아의 로렌스

이 영화를 언제 봤는지 가물가물하다.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닥터 지바고'나 '사운드 오브 뮤직'은 기억이 선명한데 이 영화는 안갯속이다. 극장에서 개봉할 때 못 봤을 수도 있다. 어쨌든 이번에 유튜브에서 찾아서 보았다. 영화의 스케일에 비해 컴퓨터의 작은 모니터로 본 게 아쉬웠다.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1962년에 나왔으니 60년 전 영화다. 촬영은 아마 50년대 후반에 시작했을 것이다. 그때를 고려하면 놀라운 작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감독이 데이비드 린(David Lean)인데 '콰이강의 다리' '닥터 지바고'를 만든 명장이다. 감독과 여기 나온 배우들은 모두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특히 안소니 퀸과 오마 샤리프의 젊을 때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영상미가 참 ..

읽고본느낌 2020.08.21

나의 몫

이란의 여성 작가인 파리누쉬 사니이의 장편소설이다. 이슬람 문화권은 우리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다. IS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의 만행을 통해 단편적인 소식만 접할 뿐이다. 편견과 사실 왜곡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호기심을 가지고 이 소설을 읽었고,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근본 질문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슬람이라고 특별한 종교가 아니다. 사람살이는 어디나 마찬가지다.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린 이란 혁명 시기가 이 소설의 주 무대다. 종교의 권위가 강한 가부장적 가정에서 자란 마수메는 인간의 기본 감정마저 억압당한 채 강제 결혼을 당한다. 가정에 아무 관심도 없는 남편은 공산주의 혁명가다. 안으로는 자식을 챙기고, 밖으로는 자아 성취를 위해 노력하는 한 여인의 일생이 파란만장하게 그려진다. 이..

읽고본느낌 2015.05.11

신의 정원에 핀 꽃들처럼

은 현경 선생(유니언 신학대학 교수)이 이슬람 국가 17개국을 일 년 동안 다니며 무슬림을 만나 대화를 나눈 순례기다. 2001년의 9. 11 사건에 충격을 받은 지은이는 이슬람의 이해와 종교간 평화를 위해서 이슬람 국가를 찾는다. 서구의 시각이 아닌 아랍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서였다. 9. 11 후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이란과 아프가니스탄에 폭격을 퍼부었다. 종교간 평화를 위해 일하고 있던 현경은 이런 사태를 관망만 할 수는 없었다. 이슬람 세계와 기독교 서방세계 사이에 평화를 다리를 높고 싶었던 선생은 두 가지의 질문을 가슴 속에 품고 있었다. "이슬람이 원하는 평화는 무엇이고 그것은 어떻게 가능할까?" 그리고 "이슬람 여성들이 삶에서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였다. 선생은 12..

읽고본느낌 2012.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