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許筠, 1569~1618)은 매력적인 인물이다. 나는 이런 반골 기질에 끌린다. 허균은 성리학과 유교적 가치관을 하찮게 여기고 지배 이념에 정면으로 저항했다. 비록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지만 그의 정신은 수많은 조무래기 사이에서 우뚝하다. 체제의 이데올로기에 순응하며 편안하게 일생을 보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세상의 모순과 부조리를 적시하고 저항적 삶을 사는 사람도 있다. 허균은 당연히 후자에 속한다. 비록 소수지만 이런 사람들로 인하여 역사는 빛난다. 이이화 선생이 쓴 은 허균이 쓴 글을 중심으로 정치, 학문, 문학, 세 분야에서 허균이 어떤 사람인지 밝힌다. 내용이 건조하긴 하나 대신 객관적이다. 허균의 생각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책이다. 초판이 1980년에 나왔는데 서슬 퍼렇던 당시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