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의 자리에 찾아갔더니 책상 위에 이있다. 몇 해 전에 가보았던 '수연산방'의원 주인이었던 상허(尙虛) 이태준(李泰俊)이 쓴 수필집이라고 한다. 아직 다 읽지도 않은 H의 양해를 얻고 책을 빌린 뒤이번 주말에 집에서 읽었다. 이태준의 는 한 번 읽어본 적이 있으나 그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별로 없다. 그것은 그가 월북작가이기 때문에 교과서에 소개가 되지 않아서 그렇다고 한다. 1930 년대에는 '상허의 산문, 지용의 운문'이라 할 정도로 그는 이름난 문장가였다고 소개되고 있다. 은 말 그대로 '두서없이 기록한 글'이라는 뜻이니, 지금 말로는 수필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감히 그의 글을 품평할 수는 없으나, 글이 담백하고 정갈하며 고전적인 아취를 풍긴다는 것은느낄 수가 있다. 다만 일말의 브루주아적인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