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3

무릎 꿇리지는 말았어야 했다

사진 한 장이 가슴을 울린다.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공청회에서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 장애아를 가진 부모들이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은 사진이다. 어제 서울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는데 주민들의 항의로 무산되었다. 서울시교육청은 가양동 옛 공진초등학교 부지에 지적장애인 140명이 다닐 수 있는 특수학교 설립을 4년 전부터 추진해 왔다. 이런 소동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수학교가 들어선다 하면 주민 반대 데모가 벌어진다. 이 때문에 서울 지역에서는 지난 15년간 공립 특수학교가 한 군데도 생기지 못했다고 한다. 현재 서울에서 특수교육이 필요한 장애학생은 1만 명이 넘는다. 이중 특수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4천여 명에 불과하다. 그래서 통학하는데 두 시간 넘게 걸리는 경우도 많다...

참살이의꿈 2017.09.09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서울 종로구 신교동에는 국립 서울농학교가 있다. 청각장애 학생들을 교육시키는 곳이다.외형은 일반 학교와 비슷하지만시끄러운 아이들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삼삼오오 모여 있는 아이들은 수화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 교정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조용하다. 그러나 말 없는 말은 빛 가운데에 가득하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노라면 안타깝기도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은 수화라는 것에 동감하게 된다. 농학교가 직장과 가깝다보니 지하철에서도 가끔씩 농아들을 만난다. 손짓으로 대화를 나누는모습은 하나 같이 밝고 귀엽다. 가슴 한 편이 아리기도 하지만 그 모습이 눈물겹도록 고맙다. 그들의 세계를 잘 알지 못하지만 추측컨대 신체적 한계로 인해 같은 또래의 아이들보다 세상의 때가 훨씬 덜 묻었을 것이다. 그들..

사진속일상 2008.06.24

아담을 기다리며

‘하버드의 수재 학생부부인 마사와 존 베크가 본의 아니게 두 번째 아기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 그들의 생활은 고통과 절망의 연속이 되었다. 머리 좋고 야심적인 젊은 엘리트로서 학문적, 사회적 성공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거의 미치광이처럼 맹렬하게 학업 경쟁에 몰두하고 있던 이 박사학위 후보자들에게 있어서 또 하나의 아기를 갖는다는 것은 재앙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임신 수개월 후 산과 검사 결과 뱃속의 아기는 다운증후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하버드의 교수, 학생, 의사들은 한결같이 이들에게 장래를 망치지 않기 위해서는 임신중절을 해야 한다고 당연하게 경고하였다. 그러나 베크 부부는 그러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또 그들 자신 내부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아기를 태어나게 해야..

읽고본느낌 2006.06.13